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 “미래지향 한일관계에 역행”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재판에서 패소한 일본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이 29일 판결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미쓰비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당시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일했다고 주장하는 한국인 원고들이 한국에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한국 대법원이 당사(미쓰비시중공업)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런 입장을 내놨다.
이 회사는 “한일 양국과 국민들 사이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한일청구권 협정에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돼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주장했다.
미쓰비시는 판결 수용 여부에 대해 “일본 정부와 연락을 취하면서 적절하게 대응해 가겠다”며 사실상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이 일본 회사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린 뒤 한국에서 비슷한 소송을 제기당한 자국 회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일본 정부는 이들 회사에 배상과 화해에 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패소한 미쓰비시중공업도 설명회 대상 회사 중 하나다.
한국 대법원은 이날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 강제징용 피해자 6명이 각각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모두 원고 승소를 확정 짓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게이단렌 회장은 이날 서울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경단련(게이단렌·經團連)이 함께 개최한 ‘유엔 SDG와 일본의 소사이어티 5.0 특별대담’에 참석해 판결이 한일관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나카니시 회장은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일본 측에서 보면 놀랄 내용(의 판결)인 만큼 악영향이 나오지 않도록 부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분야)는 장점이 있으면 (비즈니스와 관련한) 이야기가 진행될 분위기가 아직 있다”며 “하지만, 정치와 문화 교류가 정체된다면 길게 봐서 경제에도 좋지 않다. 미래지향에 역행하지 않도록 (한일관계를)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행사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도 참석해 “최근 미래지향의 한일 관계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한일)관계가 곤란해진 상황”이라고 대법원 판결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