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회동 패싱’ 볼턴 입지 축소 “폭스뉴스 진행자에게 밀려”

‘판문점 회동 패싱’ 볼턴 입지 축소 “폭스뉴스 진행자에게 밀려”

신성은 기자
입력 2019-07-02 16:18
수정 2019-07-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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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WP 칼럼니스트 “볼턴, 의사결정 핵심라인에서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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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30일 판문점 ‘깜짝 회동’에 따른 후폭풍이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게로 몰아닥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이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참석하지 않고 몽골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악관 안보사령탑’이라는 그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freeze) 쪽으로 북핵 정책의 방향을 트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미 언론 보도는 백악관 입성 전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한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이 의사결정 핵심에서 배제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미셸 골드버그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1일(현지시간) ‘존 볼턴의 환영받는 굴욕’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판문점 회동 ‘패싱’은 볼턴 보좌관에게 굴욕을 안겼다고 꼬집었다.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일부 대북 제재가 해제되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라고 언론에 기고했을 만큼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친구인 전체주의 지도자 김 위원장과 악수하기 위해 북한 땅으로 넘어갔을 때 느꼈을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을 상상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골드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 협상의 목표를 핵동결로 낮추기 시작했다는 NYT 보도에 대해 볼턴 보좌관이 트위터를 통해 “논의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부인한 것도 끄집어 냈다.

그는 “아마도 볼턴은 그 일을 다루는 핵심의 일원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결국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아첨하는 동안 몽골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도 이날 칼럼에서 “볼턴의 반발은 그(핵동결) 아이디어에 결정타를 먹인 것이라기보다는 그가 아마도 핵심에서 배제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부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 등 최악의 인물들을 임명했고, 그의 외교정책이 엉망이 된 것은 당연하다고 질타했다.

볼턴 보좌관의 몽고행(行)과 달리 미국의 보수성향 언론인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밀착 취재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부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는 동안 볼턴은 몽골로 추방됐으나, 칼슨은 비무장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가안보보좌관보다 영향력 있는 조언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이 미국의 무인기를 격추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반격하라’는 볼턴의 조언보다는 ‘개입을 줄여나가라’는 칼슨의 충고를 따랐다”라고 덧붙였다.

골드버그도 “정상적인 정권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은 뉴스채널 진행자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이번 주말 비무장지대에서 트럼프와 함께 있었던 사람은 볼턴이 아니라 칼슨이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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