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 의문의 냉장트럭…코로나19 시신 750구

뉴욕 한복판 의문의 냉장트럭…코로나19 시신 750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5-10 13:42
수정 2021-05-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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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흔 깊은 美

뉴욕 코로나19 시신 750구 냉장트럭 보관
연고자 연락 안돼 하트섬 묘지에 매장 못해

전체 20% 백신 거부자, 트럼프 지지자 아냐
특정 정치색 없어 백신 접종 설득 어려울 듯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곳에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은 보관한 냉장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AP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곳에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은 보관한 냉장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AP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의 시신 750여구가 아직도 미국 뉴욕시 브룩클린 강변에 주차돼 있는 냉장 트럭에 그대로 실려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성인의 58%가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았지만 백신 접종 거부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깊은 코로나19의 상흔에 지난해의 비극을 떠올리며 접종에 나서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750여구의 시신들은 현재 선셋파크 39스트리트 피어에 설치된 냉장 트럭에 들어 있으며, 이곳은 지난해 4월부터 늘상 500~800구의 시신을 보관했다. 현재 남은 750여구의 시신 대부분 브롱크스 하트섬에 묻힐 예정이지만, 유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시 관계자가 NYT에 설명했다.

뉴욕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망자가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하자 하트섬을 공립묘지로 활용해 왔다. 지난해 2334구의 시신을 이곳에 묻었다. 1.6㎞(1마일)에 이르는 이곳 묘지는 미국 내에서 최대 규모다.

연방재난관리청은 지난해 4~5월 뉴욕시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하루 20여명을 처리할 수 있는 의료검사소에 200여명이 몰리는 등 사망자가 급증하자 85대의 냉장트럭을 급파한 바 있다. 당시 이 냉장트럭들은 뉴욕의 비극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은 이제 백신접종을 넘어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를 완화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을수록 당신은 그것(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완화)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억 1200만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일일 사망자는 600명대로 줄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곳에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은 보관한 냉장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AP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곳에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은 보관한 냉장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AP
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지난달 중순만해도 하루 340회에 달했지만 최근 일주일간 평균 198만회로 급격히 떨어졌다. 카이저가족재단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64%가 백신을 맞았거나 서둘러 맞을 계획이지만, 15%는 우선 기다릴 생각이고, 19%는 맞지 않거나 꼭 필요할 경우에만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설문처럼 백신 접종 거부자들은 통상 20%로 분석되는데,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해당 설문에 따르면 백신 접종 거부자 중에 41%가 민주당 지지자였고 20%는 무소속이었다는 것이다. 20%만이 자신을 공화당 지지자로 표기했고, 19%는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이었다.

즉, 백신 접종 거부자들이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기 때문에, 그만큼 설득이 힘들다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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