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여성 뒤밟아 침입·살해”…미 뉴욕 노숙인 증오범죄 논란

“한국계 여성 뒤밟아 침입·살해”…미 뉴욕 노숙인 증오범죄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2-15 06:49
업데이트 2022-02-1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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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20대 노숙인, 한국계 여성 뒤밟아 살해
미국 뉴욕 20대 노숙인, 한국계 여성 뒤밟아 살해 아사마드 내시(25·뒤)가 크리스티나 유나 리(35)를 지하철역부터 뒤쫓아와 아파트 내부까지 침입, 살해했다. 사진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화면.
뉴욕경찰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20대 노숙인 남성이 한국계 여성을 뒤따라가 아파트에 침입,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포스트는 14일(현지시간) 뉴욕 경찰(NYPD)이 전날 체포한 아사마드 내시(25)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0대 노인 폭행 등 4차례 체포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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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마드 내시
아사마드 내시 뉴욕경찰 제공
내시는 전날 새벽 차이나타운 지하철역 근처에서 귀가 중이던 크리스티나 유나 리(35)의 뒤를 밟아 쫓아갔다.

리가 아파트 출입문을 닫으려 하는 순간 뒤를 바짝 쫓아온 내시는 문이 닫히기 전 리의 집 안으로 침입했다.

이러한 과정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전혀 일면식이 없는 사이로 밝혀졌다.

이후 리의 비명이 아파트에 울려 퍼졌고,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그러나 리는 이미 자택 욕조에서 흉기에 찔린 채 숨져 있었다.
경찰에 호송되는 아사마드 내시
경찰에 호송되는 아사마드 내시
리를 살해한 내시는 아파트 화재용 비상출입구를 이용해 탈출하려 하다가 실패한 뒤 리의 집 침대 밑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발각돼 체포됐다.

내시는 2012년 이후 뉴욕과 뉴저지에서 강도 등의 혐의로 최소한 10차례 이상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차이나타운 지하철역 근처에서 60대 노인을 폭행하는 등 지난해에만 4차례 경찰에 체포됐다.

내시는 경찰서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며 거듭 범행을 부인했다.

아시아계 단체 “증오범죄”…경찰 판단은 아직
한국계 여성 피살에 차이나타운 주민들 시위
한국계 여성 피살에 차이나타운 주민들 시위 미국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 인근의 새라 D. 루스벨트 공원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린 범죄 대책 촉구 집회에서 한 주민이 전날 아파트에서 노숙인의 침입 뒤 살해된 한국계 주민 크리스티나 유나 리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22.2.15
AFP 연합뉴스
경찰은 이 사건을 아직 증오범죄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인 한국계 리와 흑인 가해자가 서로 일면식은커녕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에 리가 범행 대상이 됐을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럿거스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한 크리스티나는 디지털 음악 플랫폼 업체에서 선임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근무했다.

그는 이전 구글과 톰스, 콜 한 등과 같은 대형 기업의 광고 업무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의 이웃은 리가 이사 온 지 1년도 채 안 됐다고 전했다.

아시아계 권익 단체들은 이 사건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차이나타운 업주들의 모임에서 대표를 맡은 웰링턴 첸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에는 백신도 없는 것 같다”며 “얼마나 더 큰 피해가 발생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차이나타운의 아시아계 주민들은 전날 증오범죄를 반대하고 노숙인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또 지난달 초 취임한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방검사가 범죄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집회에 나선 주민들은 정치인들이 노숙인의 정신건강 문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시아계 커뮤니티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서 택시를 잡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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