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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속에… 보잉vs에어버스, 항공기 시장 혈투

신냉전 속에… 보잉vs에어버스, 항공기 시장 혈투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7-05 01:44
업데이트 2022-07-05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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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EU 에어버스와 292대 계약
시진핑, 美에 경고 메시지 해석
‘300대 구매’ 인도 선택에 촉각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 세계가 ‘미국·유럽연합(EU) 대 북한·중국·러시아’의 신냉전 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깐부’(같은 편)인 미국과 EU가 이번 전쟁에서 사실상 러시아의 편에 선 중국과 인도의 항공시장을 두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은 최근 실시된 초대형 입찰에서 미국의 보잉 대신 EU 에어버스를 택해 ‘강력한 구매력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인도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항공기 구매가 예정돼 있다.

4일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국 동방항공과 남방항공, 에어차이나는 지난 1일 “2027년까지 유럽 에어버스사에서 항공기 292대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가격을 낮추려고 세 회사가 공동구매에 나선 것으로 동방항공 100대와 남방항공 96대, 에어차이나 96대 등이다. 계약 금액은 372억 달러(약 48조원)에 달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워싱턴에 ‘외교적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입찰에서 탈락한 보잉은 “지정학적 차이가 미 항공기의 (중국) 수출을 제약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을 향해 대놓고 ‘민항기 추가 구매’를 요구했던 터라 보잉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탈동조화를 내세워 제재를 가하고,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제한하는 법을 만드는 나라를 어떻게 믿고 거래를 하겠느냐”며 “보잉 737맥스 항공기는 (잇따른 추락 사고로) 아직 안전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중국 탓을 하기에 앞서 자신들을 적대시하는 태도를 버리고 제품 경쟁력도 키우라는 충고다.

미국과 EU의 항공시장 경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올 초 타타그룹에 인수된 인도 항공사 에어인디아가 최대 300대의 항공기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00대 주문이 성사되면 민간 항공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매 계약이 된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금액도 4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러 제재에 동참하라”는 워싱턴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이를 항공기 구매에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2022-07-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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