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미사일 대만상공 첫 통과
북·남·동부해역에 둥펑 탄도 발사스텔스기·폭격기 등 역대 최대
中 “정밀타격·지역 거부능력 확인”
대만 “北처럼 마음대로 미사일 쏴”
바이든, 안보팀과 대응방안 논의
美 항공전단 필리핀해서 작전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4일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에 돌입하면서 대만 일대에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중국군 헬기들이 대만에서 불과 125㎞ 떨어진 푸젠성 핑탄섬을 지나며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푸젠성 AFP 연합뉴스
푸젠성 AFP 연합뉴스
대만 국방부는 4일 중국군이 오후 1시 56분(한국시간 오후 2시 56분)부터 오후 4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4일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에 돌입하면서 대만 일대에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군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중국 동부전구 위챗 계정 캡처
중국 동부전구 위챗 계정 캡처
탄착점이 대만 동부 해역이라는 점에서 중국군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날아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비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해당 미사일 발사는 중국군이 이날 정오부터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 대만 주변 7개 해역에서 진행하는 군사 훈련의 일부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이날 훈련에만 스텔스 전투기인 J20을 포함해 전투기, 폭격기, 공중 급유기 등 공군 및 해군 군용기 100여대가 동원됐다. 이날 동원된 군용기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훈련 구역들이 지룽항과 가오슝항 등 주요 항만과 인접해 있어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을 염두에 두고 ‘봉쇄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군이 대만 12해리 이내로 진입함으로써 소위 ‘대만해협 중간선’(중국·대만 경계선)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주권을 주장하려는 중국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밤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북한에게서 배워 인접 국가 수역에 마음대로 미사일을 쐈다. 이를 강력히 규탄함과 동시에 스스로 절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2일 미 해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가 필리핀해에 배치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비행 갑판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
필리핀해 AP 연합뉴스
필리핀해 AP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공영라디오 NPR에서 “우리는 중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공중 및 해상에서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 고조를 피하는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 해군은 이날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강습단이 필리핀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는 정기적 순찰의 일환으로 통상적이고 예정된 작전을 하는 중”이라고 밝히는 등 대중 억지력을 강조했다.
2022-08-05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