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주의 지도자를 우리 영토에서 살해” 캐나다, 인도 정부에 분노

“분리주의 지도자를 우리 영토에서 살해” 캐나다, 인도 정부에 분노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19 09:04
업데이트 2023-09-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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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리에 사는 시크교도 여성들이 18일(현지시간) 분리주의 운동 지도자로 지난 6월 총격을 받고 세상을 떠난 하르딥 싱 니자르의 사진이 들어간 칼리스탄 건국 플래카드 앞을 걸어가고 있다. 더 캐너디언 프레스 AP 연합뉴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리에 사는 시크교도 여성들이 18일(현지시간) 분리주의 운동 지도자로 지난 6월 총격을 받고 세상을 떠난 하르딥 싱 니자르의 사진이 들어간 칼리스탄 건국 플래카드 앞을 걸어가고 있다.
더 캐너디언 프레스 AP 연합뉴스
캐나다 국적의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의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45)가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시크교 사원에서 피격 당해 사망했다. 누군가 처형하듯 살해한 것으로 보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8일 인도 정부요원이 캐나다 영토에서 인도계 캐나다 시민을 살해했다며 인도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캐나다 영토에서 캐나다 시민의 살해 사건에 외국 정부가 개입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정부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면서 인도 정부가 살인 사건에 협조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인도 정부는 강력 부인했다. 인도 외교부는 이런 주장이 아둔하며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설명을 통해 “우리는 법치를 지키는 민주적인 정책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고 털어놓았다. 트뤼도 총리는 또 인도 보안기구의 위험성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게도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의 캐나다 내 활동을 막아달라고 계속 요구했는데도 캐나다 정부가 불응한 것이 원인이라며 책임을 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담 분위기는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에는 140만~180만 명의 인도계 시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시크교도가 다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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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가운데) 캐나다 총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마하트마 간디가 화장된 곳에 헌화하던 중 조코 위도도(왼쪽) 인도네시아 대통령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뒤를 지나치고 있다. 더 캐너디언 프레스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가운데) 캐나다 총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마하트마 간디가 화장된 곳에 헌화하던 중 조코 위도도(왼쪽) 인도네시아 대통령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뒤를 지나치고 있다.
더 캐너디언 프레스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트뤼도 총리의 발언 뒤 캐나다 외무부는 캐나다 주재 정보 담당 책임을 맡은 인도 외교관 파반 쿠마르 라이를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19일 캐나다 정부의 주장을 일축하며 고위 캐나다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인도와 캐나다가 10년 만에 재개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니자르 살해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관리들은 사건 내용을 대중에게 털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그의 죽음이 표적 살해로 보인다고 했다.

니자르는 뱅쿠버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서리의 구루 나낙 시크 구르드와라의 혼잡한 주차장에서 복면을 두른 두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피해자는 펀잡브 지역에 시크교도의 독립된 나라를 의미하는 칼리스탄을 건국하자는 캠페인을 주도했다. 지지자들은 그가 살해 표적이 된 것이 오래 전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도는 그를 분리주의 무장단체를 이끄는 테러리스트라고 봤다. 그의 지지자들은 “근본도 모르는” 인간들이라고 규정했다.

니자르는 최근 몇달 동안 갑자기 사망한 시크교 유명인 가운데 세 번째 인물이다. 영국 버밍엄에서도 칼리스탄 해방군 지도자로 알려진 아브타르 싱 칸다가 지난 6월 의심스러운 정황에 둘러싸인 채 사망했다.

5월에는 펀자브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라호르에서 인도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지목한 파람짓 싱 판지와르가 총격을 받고 숨을 거뒀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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