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긴장 다시 고조
미국 해군 함정이 지난 24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공섬에 근접해 항해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첫 작전으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항행의 자유 작전 재개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 국방부나 백악관이 일선 지휘관들의 거듭된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한 ‘빅딜’로 남중국해에서의 무력 시위를 자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바뀌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26일 하원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곧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 17일 중국과의 분쟁지역인 센카쿠 열도와 가까운 요나구니섬의 일본 자위대 주둔지를 방문했다.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중국과 일본의 분쟁지역인 센카쿠 열도 주변을 찾은 것은 해리스 사령관이 처음이다.
한동안 ‘탈미친중’(脫美親中) 외교 노선을 보이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최근 다시 중국에서 멀어지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도 트럼프 행정부의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남중국해 섬·암초에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드류 시이러 선임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에 아무리 북한 핵 문제가 중요하더라도, 확실치도 않은 중국의 협력만 기대하면서까지 남중국해의 작전을 양보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며 “이번 작전은 중국에 대항하는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5-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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