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경제 더 나빠졌다”… 31%만 “개선”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심리 위축 영향경제 치적 자랑했던 트럼프 최악 성적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경제 분야에서조차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장기전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와 피로감이 쌓이면서 미국인들이 앞으로 경제 전망을 비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정책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미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 21~26일 전국 등록 유권자 142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경제가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더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37%가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응답자 31%보다 6% 포인트 높은 비율로, 같은 조사에서 부정적 응답이 더 높게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미국인들은 경제 비관론의 가장 큰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피해를 낳고 있다’는 응답은 41%로 ‘이익을 낳고 있다’는 응답(37%)을 처음으로 4% 포인트 넘어섰다. 메리 스노우 퀴니피액대 여론조사관은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무역정책이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서 가장 높은 수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장 주된 원인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동안 경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성과라는 미국인들의 신뢰가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은 2020년 전까지 경제 상황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8-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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