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주재 멕시코 대사, 책과 셔츠 훔치려다 들통 나 사임

아르헨 주재 멕시코 대사, 책과 셔츠 훔치려다 들통 나 사임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2-24 07:06
수정 2019-12-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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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발레로 전 아르헨티나 주재 멕시코 대사가 책을 훔치려 했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서점 엘 아테네오 그란드 스플란디드 전경. 오페라 극장을 연상케하는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AFP 자료사진
리카르도 발레로 전 아르헨티나 주재 멕시코 대사가 책을 훔치려 했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서점 엘 아테네오 그란드 스플란디드 전경. 오페라 극장을 연상케하는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AFP 자료사진
아르헨티나 주재 멕시코 대사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서점에서 책 한 권을 훔치려다 들켜 본국에 소환된 뒤 한달 만에 건강을 이유로 물러났다고 영국 BBC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리카르도 발레로(77)가 문제의 대사인데 지난달 화려하기로 이름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엘 아테네오 그란드 스플렌디드 서점의 서가에서 책을 빼낸 뒤 신문 속에 감춰 서점 밖으로 나가려 하는 모습이 찍힌 CC-TV 동영상이 공개되자 본국으로 소환됐다. 그가 욕심을 낸 책은 18세기 이탈리아 작가이며 병사이며 스파이였으며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던 자코모 카사노바의 전기로 10달러 밖에 되지 않았다. 발레로 대사는 면책특권을 주장해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았지만 동영상이 외부에 유출돼 망신살이 뻗치자 멕시코 외교부로부터 본국 소환 명령을 받았다.

그는 2004년 칠레 대사를 끝으로 대학 연구소에 있다가 지난해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으로부터 아르헨티나 대사로 임명돼 지난 8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부임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정치적 린치는 삼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리카르도 발레로가 서점 서가에서 책을 집어 들어 신문 속에 감추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인포바에 홈페이지 캡처
리카르도 발레로가 서점 서가에서 책을 집어 들어 신문 속에 감추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인포바에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이번에는 그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에제이자 국제공항 면세점에 들러 셔츠 하나를 훔치려 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자 스스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멕시코 외교부는 그의 사표를 22일 수리했다고 전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장관은 “리카르도 발레로는 훌륭한 사람이며 신경 치료를 받고 있다. 빠르게 쾌유하길 바란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현지 언론들은 뇌종양을 이겨낸 발레로가 2013년에 전문 의료진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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