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빙산 ‘A68a’, 펭귄들의 낙원 사우스 조지아섬에 충돌할 수도

거대 빙산 ‘A68a’, 펭귄들의 낙원 사우스 조지아섬에 충돌할 수도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1-04 16:07
업데이트 2020-11-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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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포착된 거대 빙산 ‘A68a’(왼쪽 아래)의 모습. 크기가 거의 비슷한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섬(오른쪽)을 향해 접근하고 있으며 마치 검지를 들어 방향을 가리키는 손과 비슷하다. 코페르니쿠스 데이터·센티널 헙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우주에서 포착된 거대 빙산 ‘A68a’(왼쪽 아래)의 모습. 크기가 거의 비슷한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섬(오른쪽)을 향해 접근하고 있으며 마치 검지를 들어 방향을 가리키는 손과 비슷하다.
코페르니쿠스 데이터·센티널 헙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 ‘A68a’가 야생동물의 낙원으로 불리는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섬으로 똑바로 향해 충돌할 위험이 있다고 영국 B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물론 2004년에 빙산 ‘A38’처럼 이 섬 앞바다 얕은 바다에 갇혀 큰 위협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시에도 수많은 펭귄과 물개 사체들이 해변가에 즐비했다.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이 빙산은 펭귄과 물개들이 많이 모여 사는 사우스 조지아섬과 크기가 맞먹는데 이 섬에 맞부딪치거나 그 앞바다에 머무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이건 펭귄과 물개들이 먹잇감을 사냥할 길을 막아 어린 새끼들을 먹이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A68a가 섬과 충돌하면서 동물들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이들 생태계를 원상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다.

영국 남극연구(BAS)의 게레인트 타를링 교수는 “생태계는 물론 그 과정을 되돌릴 것이며 그럴 수 있지만 이 빙산이 충돌하면 (회복에) 10년 정도 걸릴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사우스 조지아섬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경제도 엄청 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펭권과 물개들의 안식처로 이름난 사우스 조지아섬. AFP 자료사진
펭권과 물개들의 안식처로 이름난 사우스 조지아섬.
AFP 자료사진
남극해의 영국령 섬들은 거대 빙산들의 무덤과 같은 곳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거대한 짐승군(베헤모스, behemoth)처럼 거대한 이 빙산군은 강한 조류를 타고 하얀 대륙(남극)에서 떨어져 나와 이 외딴 섬을 둘러싼 대륙붕의 얕은 해역에 밑바닥만 얹고 있는 상태다. 검지를 들어 방향을 가리키는 손 모양을 하고 있는데 2017년 중반 남극에서 떨어져 나와 이른바 ‘빙산 통로(iceberg alley)’를 따라 이동하고 있는데 현재 영국령 섬 남쪽에서 불과 몇백㎞ 거리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대략 영국 서머싯주 면적(4200㎢)만한 이 빙산의 무게는 몇천억t이나 되며 200m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얇아 세인트 조지아섬 해안에 닿기 전에 물살에 떠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빙산의 접근 만으로도 펭귄과 물개들은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엄청 돌아가야 하며 새끼들에게 돌아갈 시간을 많이 잡아먹게 만들어 굶어죽는 일이 속출할 것이라고 타를링 교수는 설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2004년 거대 빙산 ‘A38’(오른쪽)이 사우스 조지아섬 근처 얕은 바다에 갇혔을 때의 모습. 당시에도 많은 펭귄과 물개들이 먹잇감을 구하지 못해 죽임을 당했다. NA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2004년 거대 빙산 ‘A38’(오른쪽)이 사우스 조지아섬 근처 얕은 바다에 갇혔을 때의 모습. 당시에도 많은 펭귄과 물개들이 먹잇감을 구하지 못해 죽임을 당했다.
NA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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