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년 결혼기념식’ 유명인 350명 모여
카터 전 대통령 “내게 꼭 맞아줘서 감사”
로절린 여사 “지미가 나타나 인생 모험”
지미 카터(왼쪽 세 번째) 전 대통령과 부인 로절린(두 번째)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결혼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빌 클린턴(네 번째) 전 대통령·힐러리(첫 번째) 전 국무장관 부부를 맞이하고 있다.
플레인스 AP 연합뉴스
플레인스 AP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80년 전 카터 부부가 다녔던 ‘플레인스 고교’에서 열렸다. 카터(96) 전 대통령과 부인 로절린(93) 여사는 손님 350여명을 직접 맞이했다. 그는 로절린 여사에게 “내게 꼭 맞는 여성이 돼 줘서 특별히 감사하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로절린 여사는 “결혼할 생각이 없었는데 지미가 나타났고, 내 인생은 모험이 됐다”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부는 “오래가는 결혼을 하고 싶다면 꼭 맞는 사람과 결혼하라”며 “우리는 이견을 풀기 전엔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인 카터 전 대통령은 1976년 대선에서 승리해 39대 대통령을 지냈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단임 대통령이라고 폄하되지만 퇴임 후에 더 빛났다. 그는 한 번에 수십억원씩 받는 고액 강연이나 기업 이사회 참여를 거절했다. 대신 저소득층을 위한 집짓기 운동인 ‘해비타트’ 활동과 저개발국의 민주 투표 참관인 봉사, 질병 퇴치, 인권 증진 활동에 전념했다.
더군다나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와 부부가 50년 전에 지은, 21만 3000달러(약 2억 4000만원)짜리 고색창연한 집에서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백악관 생활을 마친 뒤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살던 곳으로 돌아온 유일한 전직 대통령이다. 덕분에 모범적인 퇴임 대통령의 삶을 사는 “가장 위대한 전직 대통령”으로 불린다.
2021-07-13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