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듯 조종기 버튼 누르자, 고에너지레이저가 드론 격추

게임하듯 조종기 버튼 누르자, 고에너지레이저가 드론 격추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10-11 21:54
업데이트 2022-10-12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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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방산전 ‘AUSA’ 르포

우크라戰 보완 기술 대거 전시
군비 경쟁에 한국산 무기 관심
조태용 “日, 방산 경쟁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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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주관 방산전시회에서 레이시온이 내놓은 고에너지 레이저(HEL) 무기. 조이스틱으로 방향을 움직여 드론을 겨냥한 뒤 발사 버튼을 누르면 레이저가 나간다.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주관 방산전시회에서 레이시온이 내놓은 고에너지 레이저(HEL) 무기. 조이스틱으로 방향을 움직여 드론을 겨냥한 뒤 발사 버튼을 누르면 레이저가 나간다.
“이건 게임용 조이스틱이 아니라 드론을 격추시키는 레이저 조종기입니다. 이제 스크린에 출현한 드론을 조준해 레이저를 발사하세요. 드론이 불에 타 추락할 때까지 버튼에서 손을 떼면 안 됩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군 방위산업전시회 ‘AUSA 2022’를 취재하면서 드론 공격용 신무기인 ‘고에너지레이저’(HEL) 사용법을 체험했다. 제조사인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 관계자는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젊은 병사들이 편하게 적응할 수 있는 무기”라고 말했다. 시연 부스에는 실제 레이저 공격으로 파괴된 드론이 전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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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레이저를 발사하는 조이스틱과 레이저에 파괴된 드론.
실제 레이저를 발사하는 조이스틱과 레이저에 파괴된 드론.
미국육군협회(AUSA) 관계자는 “러시아가 (10일) 우크라이나를 무차별 공습하는 데 드론을 활용했고, 또 우크라이나군은 터키제 드론으로 러시아 탱크를 파괴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안티 드론’(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기술)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런 안티 드론 무기가 이제는 백악관 등 국가 주요 기관의 방어에 필수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날 방산업체 관계자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재의 ‘무기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신기술 역시 우크라이나 전장의 여러 실패 사례를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크라이나전으로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산 무기에 대한 각국의 관심도 높았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폴란드는 K9 자주포 640여문, K2 전차 1000대 등 한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방산업계 인사는 “전쟁의 여파가 큰 유럽 국가들이 한국 부스를 많이 찾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전장에 가까운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약·포탄을 생산하는 우리나라 풍산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전으로 (장거리를 날면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155㎜ 포탄이 품귀현상을 보여 문의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와 여기에 탄약을 자동공급하는 장갑차 K10 실물을 전시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조태용 주미대사는 “한국 방산기업들의 독자적 기술이 뛰어났다. 지금은 조용한 일본이 앞으로 우리의 경쟁자로 부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워머스 육군장관은 개막 연설을 통해 2030년 미 육군의 모습에 대해 “중국이 우리의 도전 과제이며 동맹과 협력해 억제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대중 군사적 견제를 역설했다.
글·사진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2022-10-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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