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4월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의 조지 워싱턴 초상화 아래 서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영국이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들과의 연합체인 영연방에 미국을 준회원으로 초청하려 한다는 영국 매체 보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은 생각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찰스 3세 국왕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 미국에 영연방 준회원국 가입을 제안하는 방안을 ‘영국 고위급’에서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대중지 더선이 데일리메일을 인용해 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더선 기사를 공유하며 “나는 찰스 국왕을 매우 좋아한다. 난 좋은 생각 같다(Sounds good to me)!”라고 적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이는 왕실의 문제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 당국자들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러한 방안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비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연방 준회원 초청설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며 “난 찰스 3세 국왕을 매우 좋아한다. 난 좋은 생각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영연방은 영국을 주축으로 옛 영국 식민지 출신 국가들이 결성한 국가 연합체, 즉 국제기구다. 현재는 56개국이 가입돼 있다. 식민지로 출발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건국된 미국은 영연방에 가입한 적이 없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를 비롯한 통상 마찰을 빚으며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조롱에 가까운 발언을 듣고 있는 캐나다는 1931년부터 영연방에 가입했다.
또 캐나다의 공식 국가 원수는 캐나다 국왕을 겸한 영국 국왕이다. 따라서 찰스 3세가 현재 캐나다의 공식 국가 원수이다.
찰스 3세는 미국과 캐나다 간 갈등에 대해 따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찰스 3세는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부터 마크 카니 신임 총리까지 잇달아 만나고 캐나다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드러내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찰스 3세의 국빈 방문 초청장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9년 당시 영국 국왕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바 있다.
영국 국왕이 한 외국 정상을 두 차례 이상 국빈으로 초청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따라서 찰스 3세의 국빈 방문 초청은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아 미·영 관계를 다지기 위해 스타머 정부가 꺼낸 카드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왕실에 대한 호감을 종종 표현했으며, 찰스 3세의 초청도 바로 수락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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