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상한제 폐지로 LPG값 폭등하자 시위 번져
일부 시위대, 경찰차에 불지르는 등 과격 시위
경찰, 최루탄·섬광수류탄 발포… 비상사태 선포
누르술탄·알마티 등서 전화·인터넷·방송 끊겨
러시아 “폭동 없이 평화적으로 사태 해결돼야”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카자흐스탄 곳곳에서 일어난 가운데 5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알마티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시청사 근처에 시위대가 운집해 있다. 알마티 AFP 연합뉴스
5일(이하 현지시간) 인테르팍스·AFP통신 및 중앙아시아 전문매체 유라시아넷 등에 따르면 전날 수천명의 시위대 중 일부가 경찰·보안군과 충돌하며 폭력 시위로 번진 알마티에서는 이날도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부터 알마티 시청사 침입·점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총격과 폭탄 소리 등이 들렸으며 시청사 앞에는 1000명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고 인테르팍스가 현지 특파원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시청사 2층 창문 밖으로 불길이 치솟고 건물 전체가 연기에 휩싸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졌다. 시청사 인근 대통령 관저 건물에 불길이 치솟은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 거리에 전날 밤부터 계속된 대규모 시위 도중 방화로 인해 불에 탄 차량들이 방치돼 있다. 알마티 로이터 연합뉴스
사태가 악화하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5일 오전 1시 30분을 기해 알마티와 시위가 처음 일어난 카스피해 연안 망기스타우주에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통행이 제한되고 집회·시위도 금지됐다.
아스카르 마민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폭력 시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아리한 스마일로프 부총리가 임시총리직을 맡게 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정부와 군부를 공격하는 것은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라며 시위 자제를 당부했다.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상한제 해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가 방화한 경찰차가 불타고 있다. 알마티 로이터 연합뉴스
토카예프 대통령은 국영방송 카바르24에 출연해 대규모 소요 사태로 인해 보안요원 중에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알마티에서 극단적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민간인 500여명이 구타를 당했고, 경찰 13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정부 측 주장도 나왔다.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상한제 해제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휴대전화 손전등을 밝혀 항의의 뜻을 전하고 있다. 알마티 로이터 연합뉴스
정부는 LPG 가격을 ℓ당 85~90텡게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시위대는 종전 가격보다 낮은 50텡게까지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진정되지 않은 항의 시위는 카자흐스탄의 경제 중심지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 등 전국으로 퍼졌다.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방어벽을 만들고 있다. 알마티 AP 연합뉴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형제 이웃 국가의 사건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며 “거리 폭동과 법 위반이 아닌 대화를 통해 법적, 헌법적 틀 안에서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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