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 중대형 C919 시험비행 성공
벌써 23개 항공사서 570여대 주문받아‘50년 꿈’ 이뤄… 에어버스·보잉에 도전
중국이 독자 개발하고 생산한 중대형 여객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전 세계 여객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의 보잉과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에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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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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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독자 개발한 여객기인 C919가 5일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최대 190명이 탈 수 있는 중대형 여객기 C919는 이날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상하이 AFP 연합뉴스
상하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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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항공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35년이 되면 중국의 항공 이용객은 13억명으로, 미국의 11억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까지 중국에는 6810대의 여객기가 더 필요하다.
보잉 747기 1대 수출은 자동차 1만 2000대 수출과 맞먹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의 제트 점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독려해 왔다.
마오쩌둥(毛澤東)이 1970년 소형 여객기 윈10 개발을 지시한 이후 중국의 여객기 국산화 노력은 끈질기게 계속됐다. 1971년 파키스탄 국적 보잉 707기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추락하자 500여명이 3개월 동안 현장에서 잔해를 수거해 기술을 습득하기도 했다. 중국은 보잉과 에어버스에 수차례 공동 개발을 타진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특히 장쩌민(江澤民)은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 방중 때 2000년까지 100인승 여객기를 공동 개발하자고 제의했다. 당시에는 한국과 중국이 비슷한 출발선에 있었다. 이후 한국에선 1999년 10월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의 항공부문을 합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출범했지만 여객기 사업은 진척이 없었다.
반면 중국은 50년 동안 국산화의 꿈을 접은 적이 없다. 지난해 90인승 소형 여객기 ARJ21을 자국 항공사에 대량으로 인도한 데 이어 2008년 설계를 시작한 지 9년 만에 마침내 C919를 하늘에 띄웠다. 지난달에는 290인승 대형 여객기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5-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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