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이방카 브랜드’ 노동착취 조사하던 NGO 실종·구금

중국서 ‘이방카 브랜드’ 노동착취 조사하던 NGO 실종·구금

입력 2017-05-31 09:57
수정 2017-05-3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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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소유 상표의 구두 등을 생산하는 중국 내 공장들의 노동 착취 실태를 조사하던 노동운동가 1명이 구금되고 2명이 실종됐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이 30일 보도했다.

NYT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 내 노동자 인권 감시 비정부기구(NGO) ‘중국노동감시’(CLW)와 CLW의 중국 현지 직원인 화하이펑의 아내가 이날 이같이 밝혔다.

리창 CLW 사무총장은 이방카 소유 상표 제품의 중국 내 하도급생산 공장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해온 화하이펑 등 3명의 현지 활동가들이 지난 27일 장시(江西)성 광저우에서 마지막 목격된 이후 접촉이 끊겨 아직 전화연락이 안된다면서 “공장이나 공안당국이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 구금하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화하이펑의 아내 덩구이미엔은 장시(江西)성 공안당국이 30일 오후에야 자신에게 전화해 남편이 불법 도청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고 통보하면서 자세한 내용은 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리창 사무총장은 이들 노동운동가 3명은 어떤 불법 도청 장비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도청 운운은 공안당국의 핑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행상 화하이펑은 ‘공식적인 체포’가 이뤄지기 전까지 며칠 내지 몇 주 이상 구금될 수 있다. 다른 2명의 실종 활동가들의 행방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CLW는 화하이펑 등 활동가들의 조사 결과에 바탕해 내달 ‘화지엔 인터내셔널’ 등 트럼프 이방카 상표 제품의 중국 내 하도급공장들의 저임금, 과도한 초과근무, 학생 인턴 악용 등 실태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다.

CLW는 지난 17년 동안 세계적 유명 상표 제품들의 중국 내 하도급공장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해왔으나 근년 들어 중국 공안당국의 감시와 탄압이 전에 없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CLW 같은 외국 NGO가 중국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 대대적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쟁의행위가 증가하는 데다 경제성장마저 둔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남부 제조업지대의 노동·인권 활동을 억누르면서 노동자와 활동가들의 실종, 공개 자아비판, 강제송환과 구금, 고문 등이 빈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당시부터 중국이 미국인의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면서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며 표를 끌어모은 반면 이방카 등 트럼프 일가는 중국 내 하도급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과 중국 등 소비자에게 판매하며 이득을 보고 있어 비판받고 있다.

트럼프와 이방카는 최근 중국에서 75개 이상의 상표권을 보장받았으며 사위 제러드 쿠슈너는 부동산 프로젝트에 중국 투자가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려 해 권력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호프 힉스 백악관 대변인은 화하이펑 구금과 이방카 상표 제품과의 관련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방카 회사 측에 물어볼 일이라고 답했고, 이방카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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