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딜레마’ 빠진 中…“혼자만 잘 나가도 문제”

‘위안화 딜레마’ 빠진 中…“혼자만 잘 나가도 문제”

김규환 기자
입력 2021-05-27 16:15
업데이트 2021-05-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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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확산을 조기에 막은 중국의 경제가 V자 반등하고 미국 금리차가 커지고 있는데 힘입어 위안화가 달러당 6.5위안 밑에서 움직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서울신문 DB
코로나19 사태 확산을 조기에 막은 중국의 경제가 V자 반등하고 미국 금리차가 커지고 있는데 힘입어 위안화가 달러당 6.5위안 밑에서 움직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서울신문 DB
중국 위안화 환율이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7일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69위안 내린 6.4030위안으로 고시했다. 2018년 6월 14일(6.3962) 이후 최저치다. 위안화 환율은 미중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해 7월 중순 달러당 7위안을 돌파했다가 이후 경제의 빠른 정상화 기대감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위안화 환율이 6위안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안화 환율 하락(가치 상승)에 미중 간 금리차가 커지면서 외국 자금이 중국 증시로 밀려들고 있다. 홍콩거래소와 상하이·선전거래소 교차거래 시스템(후강퉁·선강퉁)을 통해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북향자금’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25일(하루 기준) 217억 위안(약 3조 8000억원)에 이른다. 2014년 교차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대다. 외국인이 중국 증시로 몰리는 것은 최근 주가 약세, 기업 실적 개선과 위안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주가 상승에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대응책으로 위안화 환율 하락을 용인할 것이란 관측도 위안화 강세도 부추기고 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평가절상을 추가로 용인함으로써 가격이 급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 수입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내수 위주의 경제체제로 전환환 중국으로선 위안화 강세로 수입물가를 낮춰 내수를 북돋우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빠른 환율 하락은 경계하고 있다. 켄 청 미즈호은행 아시아 외환 담당 수석전략가는 “중국의 1분기 성장 모멘텀 둔화를 감안할 때 인민은행도 위안화 강세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수출 감소뿐 아니라 외국자금 유입이 자산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인민은행의 레버리지(차입) 안정화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달러당 6.4위안에 근접했을 때 ‘큰손’인 국유은행들이 달러화를 사들이면서 위안화 흐름을 조절하려 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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