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비인도적” 비난에 中 ‘감염아동과 부모 분리’ 바꿔

“너무도 비인도적” 비난에 中 ‘감염아동과 부모 분리’ 바꿔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4-06 13:01
업데이트 2022-04-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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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제 비화에 중국 내 서명운동까지 여론 비등
상하이시, 일부 병원 ‘아동·부모 동반시설’ 운영

최근 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영유아 코로나19 환자들. 병상마다 3∼4명이 함께 누워 있는 모습에서 현재 이 지역의 의료 자원이 고갈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은 강제로 부모와 떨어져 치료를 받아야 해 비인도적 처사라는 비난이 나온다. 웨이보 캡처
최근 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영유아 코로나19 환자들. 병상마다 3∼4명이 함께 누워 있는 모습에서 현재 이 지역의 의료 자원이 고갈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은 강제로 부모와 떨어져 치료를 받아야 해 비인도적 처사라는 비난이 나온다. 웨이보 캡처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를 부모와 강제로 분리해 치료하는 기조를 유지하던 중국이 국제사회의 쏟아지는 비난에 일부 정책을 바꿨다.

6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시는 감염병 격리시설 가운데 한 곳인 푸둥 신국제엑스포센터 내 어린이 치료 구역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들어올 수 있게 했다. 그간 중국은 영유아 감염자를 부모와 완전히 분리해 어린이 전담 병원에서 치료하는 정책을 고수했다. 가족이 함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 부모는 일반 격리 시설로, 어린이는 어린이 전용 시설로 보내진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자녀를 둔 부모의 가장 큰 걱정은 코로나19에 걸리는 것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자녀와 강제로 떨어지게 되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상하이의 한 병원 어린이 병동에서 신생아를 포함한 영유아가 한 병상에 다닥다닥 누워 우는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이를 계기로 부모와 떨어져 치료를 받는 어린이 환자에 관한 정서적 안정 논란이 제기됐다. 이런 분리 정책이 환자에게 더욱 나은 치료 환경을 보장해주려는 취지이긴 해도 부모와 한시도 떨어질 수 없는 어린이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은 비인도적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는 “어린이 환자를 부모와 분리하는 현 정책을 변경해달라”는 서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린이 환자와 부모를 분리하는 정책은 외교 문제로도 비화했다. 주상하이 프랑스 총영사관은 지난달 31일 유럽연합(EU) 국가들을 대표해 상하이시 정부에 서한을 보내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부모와 자녀를 떼어 놓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베이징 주재 영국 대사관도 중국 외교부에 “중국 지방 당국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미성년자들을 부모로부터 분리한 사례들에 우려를 표한다”며 “외교관들에게는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상하이시의 정책 변경은 이런 중국 안팎의 싸늘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린이 환자와 부모가 동반할 수 있는 임시 병원 한 곳의 사례가 중국의 감염 아동과 부모 간 분리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뜻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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