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고였던 소더비, 프랑스 거부에게 인수

한때 최고였던 소더비, 프랑스 거부에게 인수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9-06-18 13:21
수정 2019-06-18 13: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744년 창업... 업계 최초 글로벌 기업으로
크리스티에 역전... 1997년엔 비리 수사 받아
연매출 64억불... 패트릭 드라히 37억불에 인수



한 때 예술품 경매 시장의 패권을 쥐었던 소더비 경매가 경쟁자인 크리스티 경매에 빼앗긴 최고 자리를 되찾지 못한 채, 프랑스 거부에게 넘어가게 됐다. AFP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재계 거물인 패트릭 드라히가 3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소더비 경매의 영욕을 돌아봤다.

소더비는 1744년 영국 기업가 사무엘 베이커가 설립했다. 19세기말 다른 분야로 확장하기 전까지 베이커는 책 판매에 집중했다. 소더비가 급성장하게 된 건 1917년 런던 스트랜드에서 메이페어로 이전하면서부터다. 당시 스트랜드는 출판 거점이었고, 메이페어는 예술의 중심지였다.

이전 이후 소더비의 성장은 가속화됐고, 미국으로 뻗어나가 1955년엔 뉴욕지점을 열었다. 1964년엔 미국 대표 경매장인 파케 베르넷을 매수하며 뉴욕 상류 사회에 진출했다.

1952년부터 22년간 소더비를 이끌었던 피터 윌슨은 경매를 중요한 사교행사로 변모시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영화배우와 팝스타들을 끌어들이며 경매장을 영국풍의 신중함과 결별시켰다.

특히 1958년 런던에서는 골드슈미트 컬렉션 판매가 있었는데, 여기엔 영화배우 커크 더글라스, 앤서니 퀸과 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 등 유명인이 참석했다.

소더비는 경매장 최초로 글로벌 기업이 됐으며, 1973년 홍콩, 1988년엔 러시아, 1992년엔 인도에서도 판매를 진행했다. 1977년엔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됐으며, 1983년엔 미국 사업가 알프레드 타우브먼에게 인수됐다.

폴란드계 유대인 사업가 타우브먼은 자신의 부를 축적한 쇼핑몰 사업 경험을 살려 크리스티의 위협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그 덕에 소더비는 때로 크리스티보다 앞서나가긴 했지만, 1990년대까지 크리스티가 줄곧 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997년엔 소더비가 크리스티와 결탁해 고객 수백만명을 속였다는 사실을 당국이 밝혀내 큰 위기를 겪었다. 타우브먼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있는 여성이었던 다이애나 브룩스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크리스티는 2010년대 들어서도 살바토르 문디, 록펠러 컬렉션을 판매하는 등 뛰어난 마케팅과 홍보로 소더비를 앞섰다. 주요 수집가들과 컬렉션 판매를 유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이 시장에서 크리스티가 1위를 차지하는 건 일상이 됐다. 지난해엔 매출 70억 달러를 기록하며 64억 달러에 그친 소더비를 따돌렸고 전년도에도 11억 달러의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