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부군-반군 포로 200명 교환, 5년의 충돌 끝낼 바탕 마련?

우크라 정부군-반군 포로 200명 교환, 5년의 충돌 끝낼 바탕 마련?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2-29 21:42
수정 2019-12-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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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반군에 억류돼 있다가 29일 정부군과의 포로 교환 대상이 된 남성이 맞교환 장소인 마이오르스케 검문소에 도착해 치아 상태를 보여주며 건강하다고 밝히고 있다. 마이오르스케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반군에 억류돼 있다가 29일 정부군과의 포로 교환 대상이 된 남성이 맞교환 장소인 마이오르스케 검문소에 도착해 치아 상태를 보여주며 건강하다고 밝히고 있다.
마이오르스케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동부 지역을 장악한 분리주의 반군이 29일(현지시간) 대규모 포로 교환을 시작했다. 양측에서 200명이 풀려나 지난 2017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고를로프카 외곽 마이오르스케 검문소에서 포로 교환 절차가 시작돼 우크라이나 정부는 76명, 분리주의 반군은 124명을 넘겨 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반군에게서 풀려난 우크라이나인 숫자가 81명이라고 밝히면서 6명(5명의 잘못인 듯)은 가족들이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점령 지역에서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교환 명단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로 교환은 앞서 지난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4개국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이행하고 양측의 무력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포로들을 교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대규모 포로 교환이 시작되면서 2014년 3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수립으로 맞서면서 시작된 무력 분쟁을 끝장 낼 토대가 마련됐다.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독립을 위한 무장 투쟁을 벌여왔으며, 양측의 충돌로 지금까지 1만 3000명 이상이 숨지고 100만명 정도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군과 반군은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담 뒤 중화기 철수, 러시아와의 국경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통제 회복, 돈바스 지역의 자치 확대와 지방선거 실시 등을 규정한 ‘민스크 협정’에 서명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정부군과 반군은 지난 2017년 12월 각각 238명과 73명의 포로를 상대에 넘기며 분쟁 이후 최대 규모 포로교환을 실시했다.

지난 9월에는 크림 반도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군에 붙들린 24명의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병이 풀려나고, 대신 298명이 희생된 말레이시아 항공 MH17 격추에 책임있는 ‘관심 인물’ 한 명을 러시아에 넘겨줬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대공부대장 블라디미르 쩨막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활동가들은 친러 포로들이 수감된 수도 키예프의 교도소 출구를 막고 석방 반대 구호를 외쳤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이들은 2014년 2월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대를 잔인하게 진압해 48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폭동진압 경찰 베르쿠트(Berkut) 출신들을 석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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