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둥아 골 넣지 마” 축구선수 자하에 차별 메시지 보낸 12세

“검둥아 골 넣지 마” 축구선수 자하에 차별 메시지 보낸 12세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13 07:49
수정 2020-07-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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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크리스털 팰리스의 공격수 윌프리드 자하가 12일 버밍엄의 빌라 파크를 찾아 아스턴 빌라와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무릎꿇기로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운동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버밍엄 풀기자단 A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크리스털 팰리스의 공격수 윌프리드 자하가 12일 버밍엄의 빌라 파크를 찾아 아스턴 빌라와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무릎꿇기로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운동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버밍엄 풀기자단 AP 연합뉴스
영국 경찰이 프로축구 크리스털 팰리스의 공격수 윌프리드 자하(28, 코트디부아르)에게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를 보낸 소년을 조사하기 위해 체포했는데 열두 살 밖에 안된 아이였다.

자하는 아스턴 빌라와의 12일(이하 현지시간) 버밍엄의 빌라 파크를 찾아 경기를 갖기 전 여러 통의 공격적인 메시지를 받았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웨스트미들랜드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의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글을 올린 뒤 몇 시간 안돼 소년을 체포한 사실을 확인하는 글을 올렸다고 BBC가 전했다. 경찰은 “솔리헐의 열두 살 소년이 구금 상태에 있다. 제보를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인종차별은 참아선 안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소년의 메시지는 “내일 득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검둥이 XXX”라며 “귀신 복장으로 너희 집에 찾아갈 테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스턴 빌라 팬으로 추정되는 이 소년은 백인우월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 등 인종차별적 상징물을 담은 사진들도 함께 올려 충격을 안긴다.

로이 호지슨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에 이런 공격은 “비겁하고 야비한 짓”이라고 비판한 뒤 “흑인목숨도소중해(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벌어지고 모든 사람이 이런 행동을 끝장내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국면에 이런 일이 알려졌다. 아주 슬픈 일이지만 윌프리드가 경기날 이런 비겁하고 야비한 인권유린을 당한 사실을 알아내고 대중에게 알리고 침묵해선 안된다고 주지시킨 것은 잘한 일이다. 그 소년은 우리 최고의 선수들이 오늘 잘 경기할 수 없도록 하려 했지만 그가 선택한 일은 결코 둘러댈 수 없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도 “절대 납득하지 못할 일”이라며 “리그도 이 일과 어떤 형태의 차별에도 반대하는 윌프레드 자하와 함께 할 것이다. 또 이런 심각한 차별적인 유린을 온라인에서 당하는 선수, 감독, 코치, 그들의 가족을 계속 성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지난달 시즌을 재개하면서 모든 경기를 앞두고 BLM 운동을 지지하는 의미로 무릎 꿇기를 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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