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락 임박 마리우폴 ‘제철소 항전’… 러 최후통첩에도 항복 거부

함락 임박 마리우폴 ‘제철소 항전’… 러 최후통첩에도 항복 거부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4-17 22:33
업데이트 2022-04-17 22:4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러 국방부 “우크라 정부가 저항군 항복 막아”
최후 요새 아조우스탈서 2500명 저항 추정
마리우폴 당국 “다른 지역서도 전투 벌어져”
도시 함락 시 러軍 침공 후 최대 전과될 듯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아조우 연대 등이 마지막 항전으로 벌이고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4.14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아조우 연대 등이 마지막 항전으로 벌이고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4.14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3일째인 17일(현지시간) 남동부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 대부분이 러시아군에 점령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를 요새 삼아 버티고 있다. 투항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는 항복 요구에도 필사 항전으로 러시아군을 막아서는 모습이다.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마리우폴의 일부 지역에서 저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의 최후통첩을 무시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마쉬 연구·제조단지 앞을 한 병사가 걷고 있다. 2022.4.16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마쉬 연구·제조단지 앞을 한 병사가 걷고 있다. 2022.4.16 타스 연합뉴스
러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라디오 도청 결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정권이 이들의 항복 협상을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 국방부 대변인은 앞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 등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한 최대 400명의 외국인 용병이 공장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에는 유럽인, 캐나다인 용병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최대 250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저항하고 있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근처에서 친러시아군 병사들이 보병전투용 차량에 로켓 추진 수류탄(RPG)을 싣고 있다. 2022.4.12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근처에서 친러시아군 병사들이 보병전투용 차량에 로켓 추진 수류탄(RPG)을 싣고 있다. 2022.4.12 로이터 연합뉴스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인 페트로 안드리우셴코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방어군은 계속 싸우고 있다”며 “러시아군에 대한 저항은 아조우스탈 제철소 외 지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저항군이 제철소에만 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측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어젯밤 아조우스탈에서 5㎞ 떨어진 타한로즈 거리에서도 전투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CNN은 제철소 외 마리우폴 다른 지역에서의 전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는 의도적으로 마리우폴에 있는 모든 사람을 없애려 한다”고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5일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인터뷰에서 마리우폴에서 저항 중인 자국군을 없앤다면 러시아와의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민간위성 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12일 촬영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2022.4.12 막사테크놀로지 제공 AFP 연합뉴스
미국 민간위성 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12일 촬영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2022.4.12 막사테크놀로지 제공 AFP 연합뉴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마리우폴 동쪽 연안에 세워진 유럽 최대 야금 공장 중 하나로 면적은 11㎢에 이른다. 이곳에서 저항 중인 우크라이나의 극우 무장세력인 아조우 연대 등은 지난 2월 말부터 지하에 터널을 뚫어왔다고 러시아 측은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장악하고 마리우폴의 완전한 함락에 성공하면 두 달 가까이 돼가는 우크라이나 침공전에서 거둔 최대 전과가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를 잇는 연결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이곳에 집중됐던 병력을 옮겨 돈바스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정수 기자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