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동부 도시들 잿더미로 만들려 해”
‘크림·돈바스 러에 양보 필요’ 제안엔
“독일 나치 달래려는 시도”라며 일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우리 국민을 추방하고 민간인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것은 러시아가 추구하는 명백한 제노사이드 정책”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세베로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도시들을 열거하면서 “러시아가 이들 도시를 마리우폴처럼 잿더미로 만들려고 한다. 돈바스 지역에서의 공세는 이 지역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이르핀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2022.5.26 AP 연합뉴스
반면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시아군의 행위를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인의 사상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제노사이드를 언급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넘기고 평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제안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신저 전 장관의 제안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를 달래려는 시도와 같다고 깎아내리면서 “키신저의 달력은 2022년이 아닌 1938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장갑차에 탄 친러시아군 장병들이 우크라이나 루한시크주 포파스나 마을에서 파괴된 주택건물을 지나고 있다. 2022.5.26 로이터 연합뉴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어린이들은 죽고, 병사들은 몸으로 파편을 막아내고 있는데도 그들은 우리에게 영토를 희생하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한 기후 위기 활동가가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2022.5.26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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