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말의 36㎞ 대결, 42년 동안 세 번째로 인간이 승리

인간과 말의 36㎞ 대결, 42년 동안 세 번째로 인간이 승리

임병선 기자
입력 2022-06-13 21:24
업데이트 2022-06-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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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말이 평지에서 36㎞를 달린다면 당연히 말이 앞설 것이다. 하지만 산과 언덕을 달린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영국 웨일즈 포이스의 란우르티드 웰스에 있는 코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2년을 쉬고 11일(이하 현지시간) 재개된 대회에서 리키 라이트풋(37)이 말 1위보다 2분 먼저 결승선을 통과, 이 대회가 1980년 처음 열린 이후 세 번째로 1위 말을 누른 인간의 영예를 차지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이 대회에서 처음 인간이 승리한 것은 2004년, 두 번째는 2007년이었다.

포장된 도로에서 출발하지만 숲길을 따라 달린 뒤 나중에는 너른 황무지를 달린다. 말과 사람 모두를 앞선 사람은 500 파운드 상금을 받고 우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금이 이월된다.

놀라운 것은 그가 대서양의 스페인령 카나리 제도의 테네리프 섬에서 아주 멀리 원정을 왔다는 점이다. 그는 대회 레이스 시간을 29시간 남긴 10일 오전 6시 일어나 밤 12시에 맨체스터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음날 11일 오전 4시에 웨일즈로 이동해 란우르티드 웰스에 당도한 것은 오전 9시, 레이스 출발 2시간을 남긴 시점이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1.93m 장신의 라이트풋은 사람과 말이 조금 다른 루트를 달렸기 때문에 자신이 우승했는지 확인하지 못해 어리둥절해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본 결과, 그는 1000명의 달림이, 50마리의 말들을 모두 누르고 2시간 22분 23초의 기록을 작성한 사실을 파악하고 비로소 기뻐했다. 일등 말보다 2분 이상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5년 만에 말과 사람 모두를 이긴 리키 라이트풋이 결승선을 향해 다가오자 응원하는 이들이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15년 만에 말과 사람 모두를 이긴 리키 라이트풋이 결승선을 향해 다가오자 응원하는 이들이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우승 상금은 3500 파운드(약 550만원). 컴브리아 출신 소방관인 우승자는 “대회 우승과 함께 말을 물리쳐 대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동거녀에게 전화해 ‘말도 물리쳤어’라고 하니까 ‘농담하는 거지?’라고 묻더라. 해서 난 ‘아니, 내가 해냈어’라고 하니까 그녀는 ‘오 마이 갓!’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승할 것을 내심 믿어 의심치 않았다며 “난 말들에게 좋은 레이스를 선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두 아이의 아버지는 대회 다음날 아침 7시 30분 출근하기 위해 컴브리아주 매리포트 집으로 돌아간다고 길을 떠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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