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은 몇 세기에 걸쳐 겨울철 단백질을 보충할 방법이 없어 이렇듯 잔인한 살육을 해온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고래가 주 사냥 대상인 이 관습을 그라인드(페로 말로는 Grindadrap)라고 부른다. 하지만 동물보호론자들은 이들의 사냥 방법이 지나치게 잔혹하고 불필요한 일이라고 반박한다.
지난해 9월 얕은 바다를 온통 핏빛으로 물들인 돌고래 사냥 장면은 이 일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 심지어 뭣모르고 사냥에 따라 나선 이들에게까지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옛 기록들은 이 섬에서 이날 하루만큼 많은 숫자의 돌고래가 학살된 적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130만명에 가까운 이들이 사냥 관습을 폐기하는 데 서명해 페로 당국에 제출했다. 해서 이제 당국은 앞으로 2년 동안 한 해 대서양 낫돌고래 사냥 두수를 500마리로 한정했다. 다만 돌고래 사냥 두수만 규제할 뿐이며 전체 그라인드 관습을 재검토한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당국은 성명을 통해 쿼터 제한을 둔 것은 “지난해 9월 낫돌고래 1423마리가 예외적으로 많이 잡히는 바람에 하게 됐다. 그 사냥의 여러 측면들이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특히 예외적으로 많은 숫자의 돌고래들이 죽은 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냥은 페로 열도 어민들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보충제 같은 것이라고 강변했다.
‘너희들이 뭐라고 하니까 줄여는 줄게, 그래 뭐 어쩔 건데’ 이러는 것 같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