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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조원 감세 내걸고 당선… 영국 ‘제2 철의 여인시대’ 열렸다

47조원 감세 내걸고 당선… 영국 ‘제2 철의 여인시대’ 열렸다

백민경 기자
백민경,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9-06 01:06
업데이트 2022-09-06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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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40대 여성 총리 리즈 트러스

보수당 대표 선거 57% 득표 승리
평소 불평등 해소보다 성장 강조
대규모 감세 ‘대담한 계획’ 예고
대러 강경론자 “에너지 공급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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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영국 런던 퀸 엘리자베스 2세 센터 연단에 올라 당선 소감을 발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겸하고 있어, 트러스 장관은 지난 7월 사임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이자 영국의 세 번째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영국 런던 퀸 엘리자베스 2세 센터 연단에 올라 당선 소감을 발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겸하고 있어, 트러스 장관은 지난 7월 사임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이자 영국의 세 번째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전 총리 이후 다시 ‘철의 여인’ 시대를 연다. 지난 7월 사임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총리의 뒤를 이어 강경 보수파인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총리관저)의 새 주인이 됐다. 이로써 그는 대처와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최초의 40대 여성 총리가 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신임 총리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5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 선거를 감독하는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은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총 8만 1326표(57.4%)를 얻어 6만 399표(42.6%)를 얻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6주간 약 17만명의 보수당원들이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투표에 참여했다. 영국 BBC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82.6%)이 높은 편이었으며 두 후보가 예상보다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고 분석했다.

트러스 장관은 영국 경제를 침체에서 살려 낸 대처 전 총리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강한 영국의 부활을 꿈꾸는 보수당원의 마음을 얻었다. 그는 “경제 불평등 해소보다 성장”을 강조하며 법인세 인상안 폐지 등 300억 파운드(약 47조 3000억원) 규모의 강력한 감세정책으로 기업 투자를 촉진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 등 각종 추문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그를 옹호해 보수당원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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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장관은 당선 소감을 통해 “세금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대담한 계획’”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선언했다. 대(對)러시아 강경론을 주도해 온 그는 당선 소감에서 “에너지 요금과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트러스 장관이 에너지 요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보수층이 지지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하던 가운데 존슨 내각이 출범하자 돌연 옹호로 입장을 뒤집은 전력 때문에 “승진을 위해 마음을 풍향계처럼 바꿀 수 있는 사람”(워싱턴포스트)이란 부정적 평가도 받는다. 대대적인 감세 정책이 정부 차입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불식시키지 못했다.

차기 총리의 앞길은 험난하다. 숨 돌릴 새 없이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른 생계비 문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오는 10월 물가상승률이 42년 만에 최고치인 13.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비용이 현재 속도로 계속 상승할 경우 내년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22%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임 총리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궁에서 존슨 총리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취임한다.
백민경 기자
김소라 기자
2022-09-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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