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선에서 태어난 아기 유럽 닿기도 전에…5개월 아기 참변 사흘 만

난민선에서 태어난 아기 유럽 닿기도 전에…5개월 아기 참변 사흘 만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17 08:27
업데이트 2023-09-1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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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람페두사섬 근처 바다에서 16일(현지시간)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된 난민선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신생아 주검이 담긴 관을 이 섬의 파바롤로 항구에서 사람들이 옮기고 있다. 람페두사섬 EPA 연합뉴스
이탈리아 람페두사섬 근처 바다에서 16일(현지시간)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된 난민선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신생아 주검이 담긴 관을 이 섬의 파바롤로 항구에서 사람들이 옮기고 있다.
람페두사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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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페두사섬의 아틸리오 루치아(가운데) 부시장과 시민들이 16일(현지시간) 비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거리 통행을 막은 채 난민들이 물밀듯이 몰려와  모든 것이 불편해졌다며 유엔이나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람페두사섬 EPA 연합뉴스
람페두사섬의 아틸리오 루치아(가운데) 부시장과 시민들이 16일(현지시간) 비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거리 통행을 막은 채 난민들이 물밀듯이 몰려와 모든 것이 불편해졌다며 유엔이나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람페두사섬 EPA 연합뉴스
북아프리카를 떠나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으로 향하던 난민선에서 태어난 아기가 배가 유럽 땅에 닿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흘 전에는 태어난 지 5개월 밖에 안된 아기가 이주민 구조 작업 중 바다에 빠져 숨지는 등 람페두사섬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은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을 인용해 40여명을 태운 소규모 이주민 보트에서 갓난아기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기 엄마는 난민선 위에서 산통이 시작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았지만, 아기는 태어난지 얼마 안 돼 숨을 거뒀다고 한다.

아기의 시신은 람페두사섬 해역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던 중 보트에서 발견됐으며, 흰색 관에 담겨 람페두사섬의 묘지로 옮겨졌다. 현재 아기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안사통신은 전했다. 아기 엄마의 국적과 신원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사흘 전 숨진 생후 5개월 아이의 엄마는 기니 출신이었다.

람페두사섬은 북아프리카 튀니지 연안에서 145㎞ 떨어진 곳으로, 이탈리아 본토보다 북아프리카에 가까워 유럽으로 떠나려는 이주민들의 주요 기착지로 꼽힌다. 유엔이주기구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사이 8500명에 이르는 이주민들이 199척의 난민선을 타고 람페두사섬에 상륙했다.

이탈리아 전체로 보면 올해 난민 12만 6000명이 유입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곱절이 됐다. 이탈리아 적십자는 현재 400명 정원의 난민 수용소에 2500여명이 머무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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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을 찾아 이민자 등록센터, 항구 등을 돌아본 뒤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놀란 토끼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람페두사섬 로이터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을 찾아 이민자 등록센터, 항구 등을 돌아본 뒤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놀란 토끼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람페두사섬 로이터 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 유입으로 지속 불가능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유럽연합(EU) 차원의 해양 봉쇄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EU 측에 “우리가 직면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튀니지와의 합의 이행을 즉각적으로 가속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U는 지난 7월 이주민들의 주요 출발지 중 하나인 튀니지에 국경 관리 강화를 대가로 현금 지원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멜로니 총리와 함께 17일 람페두사섬의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전날 람페두사섬에서는 난민 캠프 증설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텐트촌을 원치 않는다. 이것은 유럽과 이탈리아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주민들은 지쳤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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