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의원들 ‘축구공으로 벽 뚫자’…갈등 잠시 잊고 친선축구

韓日의원들 ‘축구공으로 벽 뚫자’…갈등 잠시 잊고 친선축구

입력 2015-11-07 21:03
업데이트 2015-11-0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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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영향 시종 화기애애…한국 4대 3 승리韓의원들 日의원들에 ‘하트’ 표시도…김무성 “만나 대화하니 좀 풀리는 것 같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 개선의 기대가 움튼 가운데 양국 국회의원들이 축구를 매개로 소통했다. 한일의원연맹과 국회의원축구연맹 소속 의원들이 7일 일본 요코하마(橫浜) 소재 게이오(慶應)대 히요시(日吉) 캠퍼스에서 일본 축구외교추진의원연맹 소속 일본 의원들과 친선 축구경기를 했다. 양국 의원들이 경기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관계 개선의 기대가 움튼 가운데 양국 국회의원들이 축구를 매개로 소통했다. 한일의원연맹과 국회의원축구연맹 소속 의원들이 7일 일본 요코하마(橫浜) 소재 게이오(慶應)대 히요시(日吉) 캠퍼스에서 일본 축구외교추진의원연맹 소속 일본 의원들과 친선 축구경기를 했다. 양국 의원들이 경기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공으로 한일관계의 벽을 뚫어보겠습니다.”

한국 국회의원 축구연맹 회장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의 이 같은 인사말처럼 한일 국회의원들이 축구경기를 하며 양국 관계 진전을 모색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한일의원연맹과 국회의원축구연맹에 소속된 한국 의원 25명은 7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橫浜) 소재 게이오(慶應)대 히요시(日吉) 캠퍼스에서 일본 축구외교추진의원연맹(회장 에토 세이시로) 소속 의원들과 친선 경기를 가졌다.

특히 지난 2일 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관계 개선의 기대가 움튼 터라 이날 교류는 뜻 깊었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흐린 날씨였지만 경기 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지난 6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데다 전날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 주최 만찬때 반주를 곁들인 친교 시간을 가졌기에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이의 첫 정상회담이 닷새 전 열린 영향도 커 보였다.

자칭 한국팀 ‘명예 골키퍼’인 김무성 대표는 오시마 의장 등 일본 의원들에게 말을 걸며 “누구 배가 더 나왔는지 보자”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기 전 내빈 인사를 한 김 대표는 한일관계를 감안해 한국 선수들에게 ‘살살’ 할 것을 주문하며 “우리는 축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정치하러 왔다. 오늘 경기 결과를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또 “일본 의원들 사랑합니다”라는 김 대표 말에 맞춰 한국 의원들이 머리 위로 손을 올린 채 일본 의원들을 향해 ‘하트’ 표시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친선의 의미를 살려 시축도 김 대표와 오시마 의장이 손을 잡은 채 함께 했다.

하지만 양국 국가 연주를 거쳐 본 경기에 들어가자 전통의 ‘한일전’ 모드로 들어갔다. 치열한 경기의 와중에 김학용 의원은 경기 도중 쥐가 나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다.

선제골을 내 준 한국이 후반 초반까지 내리 4골을 넣으며 앞서 가자 교체 골키퍼로 투입된 김무성 대표가 고의성 짙은 ‘알까기’로 전세(戰勢)의 ‘조정자’ 역할을 맡기도 했다.

전후반 각 30분씩 진행된 경기 결과는 4대3 한국의 승리. 하지만 결과는 별 의미가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양측 선수들은 곧바로 상대 측 벤치 쪽으로 가서 상대팀 관계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며 친선의 의미를 살렸다.

2골을 넣어 MVP로 선정된 황영철 의원은 “이기기보다는 즐겁게 화합하는 경기를 하려 애썼다”고 말했고, 정병국 의원은 “한일 뿐 아니라 중국, 북한까지도 참여시켜서 동북아 평화를 축구공을 통해 이뤄보자고 일본 측과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한일 의원 교류가 과거 활발했는데, 정치 현안이 생기면 예정된 행사도 취소하고 하면서 점점 더 멀어졌다”며 “안 만나다가도 일이 있으면 만나서 대화하고 풀어야 하는 것은 국내 정치나 한일관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중의원 공관에서의 만찬 때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대화를 하니까 좀 풀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시마 의장은 “일한간에 넘어야할 문제들이 있지만 그런 문제도 공유해가며 미래 지향적으로 가자는 것이 양국 정상의 생각일 것”이라며 “그런 것을 감안해가며 양국 의원들이 스포츠를 통해 서로 신뢰관계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9회째를 맞은 이번 경기는 일본 측의 초청에 한국 의원들이 응하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한국 선수단 25명은 거의 새누리당 의원으로 꾸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는 김승남 의원만 참가했다.

당초 이종걸 새정련 원내 대표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투쟁 등 당내 상황을 감안해 불참했다. 류지영·윤명희·문정림 등 여성의원 3명도 번갈아 가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일본 측(총 37명)은 오시마 의장과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중의원 11선) 등 집권 자민당 인사 뿐 아니라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민주·공산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까지 포함해 초당파로 팀을 꾸렸다. 과거 ‘독도에 가겠다’며 한국 방문을 시도했던 강경 우익 성향의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의원(자민당·중의원 6선)도 이날만큼은 정치 문제를 떠나 한국 의원들과 즐겁게 어울렸다. 한국 의원들은 이번 포함 역대 대회에서 6승 1무 2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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