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헬로키티’ 日기업 산리오, 극우세력과 공동 마케팅 논란

[단독] ‘헬로키티’ 日기업 산리오, 극우세력과 공동 마케팅 논란

김태균 기자
입력 2020-07-08 15:45
수정 2020-07-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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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체인 아파그룹과 협업
강제동원 등 과거사 부정
모토야 대표, 아베 후원도
“산리오 캐릭터 이미지 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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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캐릭터 전문기업 산리오의 ‘헬로키티’. 산리오 홈페이지 화면캡처
일본 최대 캐릭터 전문기업 산리오의 ‘헬로키티’. 산리오 홈페이지 화면캡처
세계적인 캐릭터 ‘헬로키티’로 유명한 일본 최대 캐릭터 전문기업 산리오가 극우세력이 소유한 호텔체인 아파(APA)그룹과 협업 마케팅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반전평화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영해온 캐릭터업체가 과거 일제 침략전쟁 부정 등 경영진의 극우 망언·망동으로 유명한 기업과 제휴한 데 대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8일 아파그룹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아파호텔은 지난달부터 산리오의 주요 캐릭터인 ‘구데타마’를 자사의 레토르트 제품 ‘아파사장 카레’ 디자인과 마케팅에 활용한 판촉 캠페인을 시작했다. 구데타마 캐릭터에 모토야 후미코 아파호텔 사장 관련 이미지 등을 합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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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리오의 캐릭터 ‘구데타마’를 아파호텔 모토야 후미코 사장 관련 이미지와 합성한 카레 제품 판촉 포스터. 아파호텔 홈페이지
일본 산리오의 캐릭터 ‘구데타마’를 아파호텔 모토야 후미코 사장 관련 이미지와 합성한 카레 제품 판촉 포스터. 아파호텔 홈페이지
산리오는 헬로키티와 구데타마 외에도 마이멜로디, 리틀트윈스타 등 많은 히트작 라인업을 거느린 일본 최대의 캐릭터 전문기업이다. 반면 아파그룹은 한국·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내에서도 극우 이미지로 유명하다. 모토야 도시오 대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국가론’,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극우성향의 책들을 직접 저술한 인물이다. 2017년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때에는 위안부 강제동원과 중국 난징대학살을 부인하는 내용을 담은 서적을 비치해 비난받았다. 아베 신조 총리 후원 모임인 ‘아베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산리오와 아파그룹의 콜라보에 대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는 꿈과 미래를 지향하는 세계적 캐릭터회사가 극우성향 기업과 제휴한 데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모리야 가즈히로라는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파그룹 경영자는 극우인사이면서 인종차별주의자다. 조금만 조사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만큼 콜라보(협업)를 재고하기 바란다”라고 썼다. 후루카와 하루미라는 네티즌도 “반전 이념을 가진 산리오를 좋아했다. 산리오의 귀여운 캐릭터도 좋아했다. 잘되기를 응원하는 기업 중 하나였지만, 인종차별주의자와의 콜라보라니 충격이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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