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오른쪽)가 26일 도쿄 국기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스모 경기를 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9.5.26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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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스모협회는 13일 도쿄 국기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자 3명을 상대로 폭력과 폭언을 일삼아 온 나카가와(54) 오야카타(‘스승’이라는 의미로 도장을 운영하는 지도자)를 협회 내 ‘위원’에서 가장 낮은 직위인 ‘도시요리’로 강등시키는 징계 조치를 내렸다. 동시에 그가 운영해 온 스모 도장을 폐쇄하고 소속 선수들은 다른 도장에 배속시키기로 했다. 스모협회는 “폭력 근절을 이끌어야 할 입장에 있는 스승이 스스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막중하다”고 밝혔다.
나카가와는 지난 3월 제자 중 한 명이 물건을 나르면서 실수를 하자 발로 등을 차고 얼굴을 때렸다. 제자가 이동 중에 차 안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배와 가슴을 마구잡이로 구타하기도 했다. 폭행과 함께 “멍청이”, “자르겠다”, “죽여버린다”와 같은 폭언도 자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폭력은 제자들이 현장의 소리를 녹음해 협회에 고발하면서 들통났다.
16일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일본 스모 요코즈나 기세노사토(33) <연합뉴스>
스모계에서는 전 요코즈나(최고등급) 하루마 후지의 폭력사건이 일어난 2017년 이후 선수들에 의한 폭력 사건이 계속되며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스모협회는 2018년 재발 방지를 위해 ‘폭력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폭행 재발 방지를 위한 선수·지도자 연수 등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현장에서는 문제가 여전하다는 게 확인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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