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려 애썼던 일본, 코로나 누적 사망자 1000명 나왔다

감추려 애썼던 일본, 코로나 누적 사망자 1000명 나왔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7-20 21:09
업데이트 2020-07-2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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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2만 6000명 넘어서… 日정부 이제서야 “호스트클럽 본격 단속”

필사적으로 통계 수치 낮추려던
크루즈선 사망자 13명 합친 수치
올림픽 유치하려 자국 내 감염 키워
뒤늦게 방역 나섰지만 1000명 사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7월 도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늑장 대응하고 쉬쉬했던 일본에서 코로나19 사망자 1000명이 나왔다. 이는 지난 2월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던 요코하마 정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가운데 사망자 13명을 모두 합한 수치다. 자국 내 코로나19 환자 통계 수를 낮추기 위해 탑승객의 하선까지 늦추며 감염 확산을 키웠던 일본 정부는 정작 자국 내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하면서 도쿄 올림픽 연기에 이어 사망자 1000명이라는 씁쓸한 통계를 받아들었다.

도쿄서 1명 추가 사망…누적 사망 1000명
올림픽 욕심에 712명 ‘집단 감염’
피해 키웠던 2월 크루즈선 연상
경기활동 촉진·방역 병행서 선회

일본 공영방송 NHK는 20일 일본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도쿄도에서 1명이 추가로 사망해 누적 사망자가 1000명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도쿄도는 코로나19 감염자 중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전날까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는 999명이었다.

지금까지의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별 코로나19 사망자는 도쿄도 327명, 홋카이도 102명, 가나가와현 98명, 오사카부 86명 등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확진자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신속한 하선과 검사·치료 등을 막으면서 세계보건기구(WHO)에 이들 확진자를 일본이 아닌 ‘기타지역’으로 분류해달라고 요청했고 WHO는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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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13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판정을 받은 인원이 44명 추가됐다. 2020.2.13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13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판정을 받은 인원이 44명 추가됐다. 2020.2.13
로이터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확진자 수치를 낮추기 위한 얄팍한 속셈에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자국민 수백명과 미국 등 수많은 국적의 외국인들이 일본 정부를 비난하며 살려 달라며 스마트폰을 통해 내부 상황을 알렸고 일본 정부의 처신을 보다 못한 미국 등은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 수백명을 데려오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방치 속에 이 크루즈선에서만 확진자 712명이 나왔고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발버둥에도 코로나19는 일본 열도를 집어삼켰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년 연기를 결정했다.

지난 5월 긴급사태 해제를 선언 이후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도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야구 등 스포츠경기장 입장과 관광 산업 활성화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7일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탑승한 3700여명의 승객 가운데 전날 171명을 바이러스 검사 결과 무려 4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아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전날 ‘약이 부족하다’고 적힌 일장기를 펼쳐든 채 두 손을 어깨 위로 올려 맞잡는 일본 여자 승객. 요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7일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탑승한 3700여명의 승객 가운데 전날 171명을 바이러스 검사 결과 무려 4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아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전날 ‘약이 부족하다’고 적힌 일장기를 펼쳐든 채 두 손을 어깨 위로 올려 맞잡는 일본 여자 승객.
요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日 정부, 뒤늦게 “호스트클럽 등 유흥가 단속”
‘풍속영업규제법’ 근거 유흥업소 단속 나서

이날 1000명의 사망자가 나오자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은 경기 활동 촉진과 방역을 병행하겠다고 했다가 유흥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급격히 확산에 뒤늦게 단속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호스트클럽 등 유흥업소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풍속영업 등 규제 및 업무의 적정화 등에 관한 법률’(이하 풍속영업법)에 근거해 경찰이 업소를 방문해 조사 등 확인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풍속영업법을 어기고 시간 외 영업을 하거나 당국에 신고한 것과 다른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근 유흥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원인이라고 보고 단속에 나선다.

호스트클럽은 남성 접객원을 고용해 술을 제공하며 주로 여성 고객과 대화, 노래 등을 하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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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AF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AFP 연합뉴스
스가 관방 “코로나19 하나씩 쳐부술 것”
도쿄서도 카바레 등 유흥업소 조사 착수

이와 관련해 당국이 삿포로시와 오사카시에서 이달 17일 호스트클럽과 카바레 등 유흥업소 12곳을 조사했으며 도쿄에서도 조만간 조사가 시작된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날 민영 후지TV에 출연해 호스트클럽 등에 관해 “어디에 코로나19의 근원 같은 것이 있는지 알았으니 경찰이 발을 들여놓고 근원을 하나하나 쳐부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신형인플루엔자 등 대책특별조치법’(이하 특조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 생각을 함께 밝혔다.

스가 관방장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휴업한 사업자에 대한 보상이나 감염 방지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한 벌칙 등을 담는 방안을 거론했다.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19일) 기준 2만 6137명이다.
일본 도쿄의 대표적 유흥거리인 가부키초. 2020.5.25.  EPA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대표적 유흥거리인 가부키초. 2020.5.25.
EPA 연합뉴스
천 마스크 쓴 아베
천 마스크 쓴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8일 도쿄에서 금융업체 수장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쓴 천 마스크는 측근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오른쪽)이 쓴 마스크에 비해 상당히 작게 보인다. 2020.4.20.
도쿄 교도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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