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기다렸다, 밤새 읽을 것”… 열도의 하루키스트들 서점 오픈런

“6년 기다렸다, 밤새 읽을 것”… 열도의 하루키스트들 서점 오픈런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3-04-14 02:12
업데이트 2023-04-14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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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장편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 출간 첫날

신주쿠 0시 개점에 수십명 환호
동네서점까지 별도코너로 판매
“빛의 속도로 팔려”… 초판 30만부

‘벽’을 놓고 고민하는 17세 이야기
하루키 “글로벌리즘 위기의 시대
벽 안에 남을지, 넘을지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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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 발간된 13일 0시에 맞춰 판매를 시작한 도쿄 신주쿠의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 본점에 몰려든 하루키의 팬들이 그의 신작을 구입하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무라카미 하루키의 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 발간된 13일 0시에 맞춰 판매를 시작한 도쿄 신주쿠의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 본점에 몰려든 하루키의 팬들이 그의 신작을 구입하고 있다.
도쿄 EPA 연합뉴스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4)의 신작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 13일 발간되면서 그에게 열광하는 ‘하루키스트’들이 흥분에 휩싸였다.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오랜만에 내놓은 데다 1980년 문예지에 발표했지만 책으로는 발간되지 않은 전설 속의 봉인된 중편소설을 원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도쿄 대형서점인 쓰타야서점 롯폰기점에는 입구 정면에 별도의 하루키 신작 코너를 설치해 홍보에 나섰다. 하루키 코너에는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년) 등 그의 주요 작품들이 모두 진열됐다.

번화가의 대형 서점만이 아니라 작은 서점에서도 하루키 코너가 선을 보였다. 한 중년의 하루키 팬은 신작 코너에서 책을 집어들고는 곧장 계산대로 향했다. 서점 관계자는 “책이 빛의 속도로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작은 하루키 작품으로는 드물게 전자책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앞서 신주쿠의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 본점에서는 발간일인 이날 0시에 맞춰 하루키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이벤트를 펼쳤다. 본점 앞에서 대기하던 수십 명이 ‘오픈런’으로 하루키 신작을 구입하며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 젊은 남성은 요미우리신문에 “오늘 (오프런을 위해) 휴가까지 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소설이 두껍다. 밤새워 읽을 것”이라고 말했다.

650쪽이 넘는 이번 신작은 ‘벽’을 놓고 고민하는 17세의 주인공인 ‘나’와 후쿠시마현의 한 작은 마을 도서관에서 일하는 40대가 된 ‘나’의 이야기를 3부에 걸쳐 펼쳐낸다. 벽에 둘러싸인 조용한 거리에 사는 내가 벽 안에 머물러야 할지 바깥세상으로 나가야 할지 갈등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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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AP 연합뉴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AP 연합뉴스
하루키는 일본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글로벌리즘이 흔들리는 시대”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오히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렸다”고 현 세계를 진단했다. 이어 “핵무기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벽 안에 틀어박힐지, 아니면 벽을 넘어 나갈지”이라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하루키는 2020년 봄부터 최근까지 3년간 작품을 썼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밖에 잘 나가지 않아 자기 내면과 마주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사인 신초샤는 초판만 30만부를 찍었다고 밝혔다. 영문판 출간 및 한국 출간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2023-04-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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