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과 데이브 부부와 여섯 쌍둥이,
늘 바지런하고 세밀한 영국 BBC는 여섯 쌍둥이와 다섯 쌍둥이를 길러본 부부들을 만나 고충과 기쁨을 들어봤는데 정말 속담대로였다고 21일(현지시간) 전했다. 2012년에 여섯 쌍둥이를 세상에 내놓은 로렌 퍼킨스는 “완전히 충격을 받았고 감격스러웠다”며 “어차피 부부의 힘만으로는 헤쳐나갈 수 없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도움을 주는 이들이 없었다면 첫 일년을 버티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로렌은 아이를 한 명씩 순서대로 집에 데려왔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쉽게 적응하려고 그랬다. 발육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레아를 마지막으로 데려왔더니 정말 감격이 절정에 이르렀다.
여섯 신생아에게 먹이고 씻기고 옷 입히고 매일 밤 젖병을 씻은 다음 누구의 것인지, 언제 먹여야 하는지 누구라도 알 수 있게 스티커를 적어 붙이느라 정말 바빴다. 아이들의 발육 상태가 제각각이라 우유를 먹이더라도 다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온전히 잠들 수 있게 친구들이 야간 근무(?)를 돌아가며 자청했다. 또 목욕을 시키거나 세탁을 돕는 친구들도 있었다. 로렌은 “그런 관대함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이를 키워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친구들은 일년 내내 점심을 차려왔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우윳값 대는 것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남들이 안 입는 옷들을 구해야 했다. 로렌은 “생일 때마다 선물로 기저귀와 헌옷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배변 훈련은 진짜 악몽이었다.
이제 일곱 살 생일이 가까워지는 퍼킨스네 여섯 쌍둥이. 부부는 힘들었겠지만 참 다복해 보인다.
에이미와 채드 켐펠 부부가 고안해낸 다섯 쌍둥이 우유 동시에 먹이기 시스템.
다섯 쌍둥이를 한번에 태우는 보행기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놀랍다.
한편 꼼꼼한 BBC는 이렇게 다둥이를 출산할 확률은 쌍둥이를 출산한 가족력이 있거나, 서른 넘어 임신할 때, 이전 임신 경험이 많을수록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일수록 쌍둥이를 출산할 확률이 높은 반면, 백인 여성은 35세를 넘겨 아이를 가지면 세쌍둥이 이상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시험관(IVF) 시술 등의 의학적 발전 덕에 다둥이 출산이 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에서 태어난 세쌍둥이 이상의 넷 중 셋 이상은 이런 식으로 임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둥이를 낳은 미국 여성의 숫자는 1980년부터 2009년까지 76%가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의 3.5% 밖에 되지 않는다. 2017년 미국에서는 다섯 쌍둥이 이상이 서른한 명 태어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