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줄고 음향사고까지…펜타포트 어쩌나

관객 줄고 음향사고까지…펜타포트 어쩌나

입력 2010-07-24 00:00
수정 2010-07-2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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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막이 오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은 ‘5회째’라는 역사와 전통이 무색하게 많이 썰렁해진 모습이었다.

 인천 서구 경서동 드림파크에 새로 마련된 행사장에는 정오께부터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관객이 하나둘씩 들기 시작했지만 오후 12시30분 행사가 시작된 뒤에도 관객수가 크게 불어나지 않아 분위기가 쉽게 달아오르지 않았다.

 메인 무대 공연이 시작된 오후 3시 이후에도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이날 펜타포트를 찾은 관객은 경찰 추산 5천명에 불과했다.주최 측은 1만명이라고 밝혔지만 그냥 육안으로 봐도 5천명이 채 돼 보이지 않았다.

 행사장은 이전보다 더 넓어졌지만 그래서 더욱 썰렁해 보였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은 그만큼 펜타포트를 진정으로 아끼는 음악팬임을 의미하기에 공연에 대한 호응은 뜨거웠다.

 특히 우리 록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밴드 들국화의 멤버 조덕환이 무대에 올랐을 때에는 록 페스티벌다운 열기가 느껴졌다.

 그러나 가장 뜨거워야 할 마지막 출연진의 공연에서 대형 음향사고가 터지면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밤 10시20분께 이날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진)인 영국 출신 록 밴드 스테레오포닉스(Stereophonics)가 무대에 올랐을 때였다.

 어두웠던 조명이 켜지고 보컬 켈리 존스(Kelly Jones)가 열창하기 시작했지만 무대 왼쪽 스피커에 문제가 생겼는지 소리가 심하게 갈라져나와 귀를 찢는 듯한 소리를 냈다.

 이런 현상은 1~2분간 계속돼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소리의 찢어짐 현상이 다소 진정된 뒤에도 왼쪽 스피커에서 나오는 베이스기타 소리가 계속 윙윙거려 공연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음악 공연에서 음향 시설은 완벽한 상태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해외 아티스트들은 음향에 대한 결벽이 더 심하다.해외의 까다로운 아티스트 중에는 한국의 무대나 음향 조건이 자기네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한 공연을 거부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음향사고는 록 페스티벌에서 ‘대형사고’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스테레오포닉스 멤버들 역시 적쟎이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역시 프로답게 중단 없이 공연을 계속했고 공연이 이어질수록 열정적인 무대로 자신들의 고유한 매력을 뿜어냈다.

 특히 그들의 히트곡 ‘해브 어 나이스 데이(Have a Nice Day)’와 ‘메이비 투머로(Maybe Tomorrow)’를 어쿠스틱 기타에 맞춰 부를 때에는 관객들 역시 노래의 후렴구를 따라부르며 호응했고 그들의 최신 앨범 수록곡인 ‘이너선트(Innocent)’와 ‘쉬즈 올라잇(She’s Alright)‘을 부를 때에는 관객들이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공연에 열광했다.

 스테레오포닉스는 좋지 않은 음향 조건 속에서도 1시간 30분여간 공연을 펼치는 성의를 보여줬고 앵콜곡으로 그들의 최고 히트곡인 ’다코타(Dakota)‘를 부른 뒤 아쉬워하는 관객들을 뒤로하고 무대를 마감했다.

 다행히 이날 날씨가 비가 올 듯 말 듯 한 상태가 지속되며 결국 큰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헤드라이너의 무대에서 터진 음향사고는 펜타포트의 역사에 큰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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