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해적당 아멜리아 의원
“문제는 ‘해적질의 문화’(the culture of piracy)가 아니라 ‘문화의 해적질’(the piracy of culture)이다.”스웨덴 해적당 아멜리아 앤더스도터 유럽의회 의원
→당이 특이하다. 당 결성 과정을 설명해달라.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바깥에서 활동할 게 아니라 입법활동을 전면적으로 벌여 보자는 취지에서 2006년 창당됐다. 원래는 ‘해적항’(Pirate Bay) 프로젝트였다.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를 위한 실험 프로젝트였는데, 미국 영화업계의 압력을 받은 스웨덴 정부가 서버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일이 커졌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면서 우리에게 관심이 쏠렸고 지난해에는 당선자도 냈다.
→해적이란 이름을 고집한 이유는.
-온라인상 정보 공유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가. 사실 우리가 선택했다기보다 내몰린 거다. 인터넷 기술의 출발 자체가 공유를 위한 것이고 우리는 그 목적에 맞춰 행동했는데, 이제와서 불법이라 한다. 더구나 불법복제라고 일컫는 것은 대개 온라인 유저들이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을 막아야 하나. 민주주의적 논의를 벌여야 한다.
→온라인상 저작권 폐지 같은 주장은 어디서 나오게 됐나.
-역사적으로 정보는 본성상 확산되고 공유되는 것이다. 일부 계층, 특히 다국적기업 같은 곳에서 정보를 독점하려는 것은 이상한 생각이다. 정보는 인간의 활동을 촉진하고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널리 퍼져야 하고 저작권은 이기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불법다운로드가 창작 의욕을 가로막는다는 반론이 있다.
-그건 저작권을 기반으로 한 사고방식에서만 유효하다. 다른 방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 음반과 영화의 새로운 유통방식을 찾아보고 실험해야 한다. ‘자멘도’나 ‘매그너튠’ 같은 음원 사이트는 이용자들이 평가하고 비용을 지불하고, 심지어는 CD를 함께 내서 수익을 나눠 갖기도 한다. 그런 모델을 찾아야 한다.
→실현가능한가. EU조차도 저작권에 대한 10가지 지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아무 대책 없이 다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녹음기가 나오자 음악계는 다 죽었다고 했다. 누가 공연 보러 오겠냐고. 그러나 라이브 앨범이 더 많이 팔렸다. 비디오 테이프가 나오자 영화업계도 다 죽는다 했다. 그러나 홈비디오로 쏠쏠하게 재미를 봤다. 새로운 매체는 새로운 기회를 낳는다. 인터넷은 새로운 기회다. 다 함께 그 방법을 찾아 보자는 것이 우리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0-10-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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