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m 회랑식 신라건물…중원경 실체 드러내나

110m 회랑식 신라건물…중원경 실체 드러내나

입력 2010-10-20 00:00
수정 2010-10-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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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9주5소경(九州五小京)으로 전국 지방조직을 정비하면서 지금의 충북 충주에 수도 경주에 비견되는 ‘작은 서울’로 설치했다는 국원소경(國原小京),즉,나중에는 중원경(中原京)으로 바뀌는 고대 도시가 마침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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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경의 백제주거지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한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유적의 4-5세기 무렵 한성백제시대 ‘呂’자형 주거지(1호). 건물 내부로 목재가 쓰러져 있고, 부뚜막과 구들시설이 보인다.  연합뉴스
중원경의 백제주거지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한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유적의 4-5세기 무렵 한성백제시대 ‘呂’자형 주거지(1호). 건물 내부로 목재가 쓰러져 있고, 부뚜막과 구들시설이 보인다.
연합뉴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고대 중원경 종합학술연구’ 사업 일환으로 충북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유적에 대한 올해 제3차 시굴조사 결과 중원 탑평리 칠층석탑에서 북북서로 약 800m 떨어진 지점에서 현재까지 확인한 총 길이만 110m에 달하는 거대한 신라시대 건물터를 찾았다고 20일 말했다.

 연구소가 ‘제1건물지’라고 명명한 이 건축물은 남한강변을 따라 길게 형성된 충적대지와 같은 방향인 남동-북서를 장축(長軸)으로 삼은 회랑(回廊) 형태의 건물로 드러났다.

 폭 5.3m에 길이 최대 110m 이상에 달하는 이 건물터를 경계로 그 동쪽에서는 같은 신라시대 건물 3동이 일정한 방향성을 유지한 채 유기적으로 배치된 점이 특징이라고 연구소는 소개했다.

 이들 건물터 주변으로는 수많은 신라시대 기와가 발견됐다.

 나아가 신라시대 문화층에서는 제철과 관련된 공방(工房) 시설로 추정되는 소토유구(燒土遺構.불 탄 흙)가 슬래그(slag.철 찌꺼기),목탄 등과 함께 확인돼 이 지역에서 소규모 생산활동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김성범 소장은 “이번 시굴조사에서 일종의 구획시설로 추정되는 대규모 회랑식 건물터를 확인함으로써 그간 고고학적 실체가 불분명했던 고대도시 및 이를 뒷받침하는 치소(治所)와 같은 중심시설의 분포 범위를 확인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들 신라시대 문화층 밑에서는 4~5세기 무렵 백제시대 수혈 집터(움집터) 9개 동과 관련 수혈유구(竪穴遺構.구덩이)가 확인됐다.이들 백제시대 집터 중에는 부뚜막과 도랑 시설을 갖춘 평면 ‘呂’ 자형 대형 건물터도 발견됐다.

 이로써 중원경 지역에는 신라가 진출하기 이전에 대단위 백제 취락시설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도 주요한 성과로 꼽을 수 있다고 김 소장은 덧붙였다.

 연구소는 21일 오후 이번 발굴성과 자문회의와 현장설명회를 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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