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친딸 불필스님 회고록 ‘영원에서… ’ 출간

성철스님 친딸 불필스님 회고록 ‘영원에서… ’ 출간

입력 2012-09-19 00:00
수정 201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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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1912~1993)의 친딸인 불필(세수 75세) 스님이 그동안 가슴에 묻고 살았던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18일 출간한 회고록 ‘영원에서 영원으로’(김영사 펴냄)를 통해서다. 불필 스님은 책에서 소문으로 전해지던, 혹은 자신만이 알던 사실을 비교적 세세하게 풀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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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의 친딸인 불필 스님(오른쪽)이 회고록을 펴내 화제다. 사진은 지난 2009년 청와대에 초청돼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성철 스님의 친딸인 불필 스님(오른쪽)이 회고록을 펴내 화제다. 사진은 지난 2009년 청와대에 초청돼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회고록은 해인사 산내암자 금강굴에 주석중인 스님이 손에 굳은 살이 맺히도록 쓴 400여쪽 분량으로 완성됐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성철 스님 법문을 비롯해 은사 인홍 스님 등 선지식과의 인연이며 불필 스님 자신의 수행 과정이 들어 있다. 평생 후학들에게 ‘속이지 말고 공부하라.’고 당부했던 성철 스님의 출가후 부인은 ‘일휴’, 딸 수경은 ‘불필’이란 법명의 스님이 됐음은 알려진 사실이다. 불필 스님은 아버지에 얽힌 부분 중 ‘수도승으로서의 노력을 늘 강조했고 딸에게도 마찬가지였다.’고 회고한다. 비록 세속의 인연은 끊겼지만 (아버지의)가르침은 늘 가슴 속에 있었던 셈이다.

불필 스님의 은사는 ‘비구니의 대모’라는 인홍 스님. 운수납자로 떠돌던 스님이 은사 인홍 스님의 주석처인 석남사로 되돌아간 것도 성철 스님의 지시에 따른 것. 석남사 심검당에서의 ‘3년 결사’ 이야기가 흥미롭다. 인홍 스님이 대나무 지팡이로 ‘꾀 부리던’ 비구니들에게 사정없이 대나무 지팡이를 휘둘렀는데 성철 스님의 매질을 피해 도망다니는데 익숙했던 불필만 매질을 피할 수 있었단다.

스님은 칠흑 같은 밤길에 지나치는 큰 짐승을 보면서 ‘내가 너를 해치지 않았는데, 네가 나를 해칠 까닭이 뭐가 있는가.’라 말하며 무서움을 견뎠다고 한다. 은사가 떠난 절 석남사에 남은 불필 스님은 100일 장좌불와(長坐不臥)에 들면서 보리수 2그루를 심었는데 석남사 스님들은 지금 그 열매를 꿰어 염주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2-09-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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