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걸 몰랐지 싶던 76개 깨달음 모아”

“왜 이걸 몰랐지 싶던 76개 깨달음 모아”

입력 2013-01-17 00:00
업데이트 2013-01-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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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펴낸 정호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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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 연합뉴스
정호승 시인
연합뉴스
“글쎄요. 제가 멘토가 된다? 사실, 이건 제가 저에게 주는 말이에요. 제가 이러해서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지, 이걸 여러분께 제가 드리겠다는 게 아닙니다. 제가 누구의 멘토가 될 수 있으리라곤 생각 안 해요.”

올바르고 착할 것만 같은 시인 정호승(63)이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비채 펴냄)로 돌아왔다. 2006년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에 이어 7년 만에 후속편을 낸 것. 깔끔하고 따뜻한 문체 덕에 전작은 30만부나 팔렸다.

1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정 시인은 그럼에도 자신을 멘토로 여기지 말아 달라고 했다. “마흔 중반 넘어서 ‘아이고, 내가 왜 이걸 몰랐을까’ 싶을 때마다 이런저런 메모나 기록을 남겨뒀고 그걸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했다. “7년 만에 냈으니까 그간 단절이 있겠구나 싶을 수 있을 텐데 실은 저번 책도 워낙 분량이 많아서 그만 써야겠다 싶을 때 책을 낸 것”이라면서 “이번 책 역시 그런 차원에서 쓴 책이라 보시면 된다”고 했다.

전작이 67개의 한마디를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76개의 한마디가 있다. ‘필요한 것은 하고 원하는 것은 하지 마라’, ‘견딤이 쓰임을 결정한다’, ‘행복할 때는 매달리지 말고 불행할 때는 받아들여라’ 같은 한마디들이 나열되어 있고 그 한마디마다 길어봤자 5~6쪽은 넘지 않은 얘기들이 덧붙여져 있다. 정 시인은 그 짧은 얘기들도 시작(詩作)을 할 때처럼 많은 정성을 들였다고 하면서도 그 설명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했다. 한마디에 집중하면서 독자도 그 한마디에 어울리는 얘기를 한번 붙여보라는 것이다.

스스로 가장 의미 있었던 한마디로는 제일 첫마디 ‘가끔 우주의 크기를 생각해보세요’를 꼽았다. 신문에서 토성 사진을 봤는데, 그 크기가 볼펜똥만 했단다. 그 토성보다도 더 작은 지구상에 살면서 뭘 그렇게 괴로워하고 매달리며 살았던가 싶었단다. 요즘 젊은 세대에는 ‘산이 내게 오지 않으면, 내가 산으로 가면 된다’, ‘모든 벽은 문이다’를 꼽았다. 정 시인은 “우리 때만 해도 어렵지 않게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다 보니 벽이 있어도 그건 곧 문이라고 쉽게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젊은 사람들은 진짜 벽을 느끼는 모양이다”면서 “그래도 결국 문은 벽에 기대서, 벽은 문에 기대어 생기는 것이니 스스로 열어갈 수밖에 없고 어떻게 열 것이냐는 결국 자기 인생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1-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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