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런 맥윌리엄스가 하와이 카우아이섬 해변에서 자신이 상어 공격을 받은 지점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서부 그랜드 정션 출신의 아웃도어 찬미가인 딜런 맥윌리엄스는 보통 사람이 겪지 못할 끔찍한 경험을 세 차례나 거푸 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하와이주 카우아이섬 연해에서 서핑을 하다 뭔가 자신의 다?를 스치고 지나가 화들짝 놀랐다. “미치겠더라. 난 운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 늘 불운한 상황에서 운이 있는 것 같다.”
그는 “상어가 내 밑을 지나가는 게 보였다. 발길질을 하며 적어도 한 순간, 가능한 빨리 해변으로 헤엄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피를 흘려 상어가 쫓아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도 다른 반쪽을 잃었는지 어떤지도 몰랐다”고 돌아봤다. 그의 다리는 일곱 바늘을 꿰매야 했고 그 상처의 크기로 봐서 2m쯤 되는 타이거상어가 그를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몇년 동안 미국과 캐나다 전역을 돌며 야영을 즐겼고 여행자금을 모으려고 농장 아르바이트나 서바이벌캠프 강사로 일했다. 서너 살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생존 기술을 배웠다. 지난해 7월 콜로라도에서 캠핑 여행을 하다 새벽 4시에 잠에 깨어보니 흑곰의 아가리 속에 자신의 머리가 들어갈 뻔한 상황임을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곰의 눈을 찔러 벗어났다. 친구들이 놀라 힘을 합쳐 몸무게 136㎏의 흑곰 수놈을 쫓아냈다.
다음날 아침 공원 당국이 포획해 살펴보니 곰의 어금니에서 딜런의 혈흔이 확인됐다. 공원은 나중에 흑곰을 놔줬다. 머리 뒤쪽에 아홉 바늘을 꿰맸지만 그의 아웃도어 생활을 막지 못했다.
맥윌리엄스가 지난해 흑곰의 공격을 받은 머리와 지난주 상어 공격으로 상처를 입은 다라.
그는 빨리 상처가 나아 서핑을 즐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불운이 이어졌지만 모든 이를 아웃도어 경험으로 이끌고 싶어한다. “여전히 하이킹을 갈 수 있고, 방울뱀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대양을 헤엄칠 수도 있다.” 또다시 위험한 야생동물에게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동물들과 바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래서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