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도 “미친 것 같다”던 SNL…정치풍자·MZ세대 다 잡은 비결은

이병헌도 “미친 것 같다”던 SNL…정치풍자·MZ세대 다 잡은 비결은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2-02-03 14:47
업데이트 2022-02-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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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 인터뷰

tvN에서 ‘SNL코리아’를 시즌9까지 만들었던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를 풍자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며 “시대를 잘 읽는, 그러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게 좋은 풍자”라고 강조했다. 박윤슬 기자
tvN에서 ‘SNL코리아’를 시즌9까지 만들었던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를 풍자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며 “시대를 잘 읽는, 그러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게 좋은 풍자”라고 강조했다. 박윤슬 기자
대선후보 패러디 화제…“풍자, 맷집 있어야죠”
20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요즘 방송가와 정치권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거침없는 정치·사회 풍자로 시즌2를 채운 ‘SNL코리아’(SNL)다.

“정치는 양쪽 진영의 팬덤이 갈라져 있어 풍자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아요. 외부 공격에 대한 맷집과 풍자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테크닉이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안상휘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은 SNL의 성공 노하우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1~17년 tvN에서 방송한 SNL 9개 시즌에 참여했고 지난해 9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4년 만에 ‘리부트’ 시즌1을 선보인 주인공이다.
이재명·윤석열 등 대선 후보와 그 배우자들을 패러디한 ‘콜드 오프닝’은 시즌2가 시작하면서 가장 공들인 코너 중 하나다. 쿠팡플레이 제공
이재명·윤석열 등 대선 후보와 그 배우자들을 패러디한 ‘콜드 오프닝’은 시즌2가 시작하면서 가장 공들인 코너 중 하나다. 쿠팡플레이 제공
시즌1이 배우 이병헌, 하지원, NCT 등 각 분야 스타들을 배치했다면, 지난해 12월 시작한 시즌2는 정치 풍자가 더 매워졌다.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한 ‘콜드 오프닝’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학력 위조, 대선 양자토론 등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 이슈를 건드린 ‘핫한’ 코너다.

정치인을 직접 인터뷰하는 ‘주기자가 간다’는 ‘밸런스 게임’을 가장해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코미디는 그 시대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을 해야 하기에 정치 풍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안 본부장은 “‘콜드 오프닝’은 제가 뼈대를 짜고 작가진이 대본을 쓰는데 녹화 직전까지 일곱 번 정도 수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제작진 절반이 20대…“젊은층에게 배운다”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왼쪽)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캐릭터 중 하나다. 쿠팡플레이 제공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왼쪽)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캐릭터 중 하나다. 쿠팡플레이 제공
호스트들은 “여기 있는 크루들 다 미친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고, 방송에서 보지 못한 풍자와 ‘19금’을 시도하다보니 종종 연기를 꺼려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코미디를 위한 원칙이다.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도 화제성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인공지능(AI) 로봇 ‘기가후니’나 메타버스 등 신기술이 소재로 등장하고, MZ세대의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콩트로 젊은층을 공략했다. 20~30대에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다루기 위해 호스트와 제작진도 대거 젊어졌다. 작가 16명과 PD 14명의 제작진 중 절반을 20대로 꾸린 건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50대인 안 본부장은 “젊은 제작진이 하는 이야기나 최신 유행을 계속 공부한다”고 했다.

“주기자, 이번 시즌 최고 스타…2회 녹화로 내용 검증”
대선 후보를 비롯해 정치인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주기자. 안 본부장은 이 코너에 섭외하고 싶은 인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꼽았다. 쿠팡플레이 제공
대선 후보를 비롯해 정치인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주기자. 안 본부장은 이 코너에 섭외하고 싶은 인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꼽았다. 쿠팡플레이 제공
배우 주현영이 연기하는 주기자는 MZ세대의 공감을 크게 얻은 캐릭터다. 선배 앵커에게 혼나고 울먹였던 인턴은 이제 대선 후보를 만나도 쫄지 않는다. “이번 SNL 최고 스타는 단연 주현영씨”라고 치켜세운 안 본부장은 “마지막에 오디션을 봤는데 보물을 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민교·권혁수 등 기존 크루들을 포함해 원래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여기서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OTT로 넘어온 후 생방송 대신 공개 이틀 전 녹화로 바꿨지만 공연 방식은 고수하고 있다. 다른 관객을 대상으로 총 2회 공연하는 것이다. 직접 객석에 앉아 첫 관객의 반응을 체크한다. 불쾌감을 주거나 ‘썰렁한’ 내용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풍자는 사회적 약자들이 강자를 상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창구”라고 소신을 밝힌 그는 “시대를 잘 읽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풍자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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