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는 BTS, 국내선 MSG…차트 장기집권 왜 다를까

빌보드는 BTS, 국내선 MSG…차트 장기집권 왜 다를까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1-08-16 16:31
수정 2021-08-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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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핫 100’ 10주 1위 BTS
국내선 7월 종합순위 3위, 5위
MSG 워너비, 5주간 ‘차트 점령’
6월 발매 이후 5주간 국내 차트 1위를 지킨 MSG 워너비. MBC 제공
6월 발매 이후 5주간 국내 차트 1위를 지킨 MSG 워너비. MBC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10주간 정상을 지키며 세계 시장을 달구는 동안 국내 차트를 점령한 곡은 따로 있었다. 바로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남성 그룹 MSG 워너비(M.O.M)의 ‘바라만 본다’였다. ‘버터’(Butter)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로 이뤄낸 방탄소년단의 ‘장기집권’이 국내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국내 차트를 종합하는 가온차트가 최근 공개한 7월 음원 종합순위에 따르면 ‘바라만 본다’는 여러 아이돌 그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8월 첫 주 디지털 차트에서 악뮤의 ‘낙하’에 1위를 내주기 전까지 6월 27일부터 스트리밍, 다운로드, BGM 판매량을 집계한 디지털 차트에서도 5주간 정상을 지켰다.

‘버터’로 올해 빌보드 최장기 1위 기록(9주)를 세운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버터’로 올해 빌보드 최장기 1위 기록(9주)를 세운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올해 빌보드 ‘핫 100’에서 9주로 최장기 1위 기록을 세운 ‘버터’는 7월 종합 순위에서 5위, ‘퍼미션 투 댄스’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멜론, 지니뮤직 등 개별 음원 플랫폼에서도 ‘바라만 본다’ 외에 이무진의 ‘신호등’,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태연의 ‘위켄드’, 브레이브걸스의 ‘치맛바람’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에 퍼진 방탄소년단의 팬덤이 빌보드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을 주요 무대로 하는 케이팝 그룹 팬들의 ‘화력’이 최근에는 국내보다 해외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팬들의) 차트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다 보니 빌보드보다 국내 차트 1위가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BTS 팬덤 화력, 해외 차트 집중
국내 차트는 넓은 대중 취향 반영”
이무진의 ‘신호등’은 지난 5월 발매 이후 꾸준히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무진의 ‘신호등’은 지난 5월 발매 이후 꾸준히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쇼플레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온차트가 발표한 7월 음원 종합순위에서 2위에 오른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온차트가 발표한 7월 음원 종합순위에서 2위에 오른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국내 차트는 더 일반적인 대중의 취향을 반영한다는 점도 다르다. 방송에서 소개된 곡이나 ‘역주행’ 음원 등이 포진한 이유다. 여기에 MSG 워너비가 흥행하는 동안 여름 음악 시장을 주도했던 댄스장르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발라드도 인기를 누렸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CD 등 피지컬(실물) 앨범 판매가 급증한 데다 그동안 영어 신곡을 통해 대중성을 쌓은 결과 빌보드에서 장기간 1위가 가능했다는 해석도 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팬들이 공연이나 팬미팅 등 오프라인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일종의 ‘보복 소비’로 음반 구매가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이는 영미권을 포함한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팬덤을 중심으로 음반 구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음원 시장은 오히려 불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음반 판매는 5000만장을 넘길 기세이지만 상반기 1~400위 음원 이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3%, 2019년에 비해서는 26.3% 감소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으로 신곡 발매와 음원 소비는 줄었다”며 “다양한 음악을 접할 기회는 부족해진 측면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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