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레볼루션’ 차세대 지휘자 차웅
17일 코른골트 영화음악 등 국내 초연
‘로빈후드의 모험’, ‘킹스 로우’ 등 대작
“지루할 수 있는 지점, 화성으로 잘 풀어”
2017년 세계적 권위의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2위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차웅은 “지휘자에게는 인성과 인내심, 음악적 확신이 중요하다”며 “믿고 의지할 게 악보밖에 없는 지휘자의 일이란 연주가 끝나고 집에 갈 때 느껴지는 고독, 외로움과의 싸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주영 전문기자
안주영 전문기자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계 미국 작곡가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1897~1957)는 신동 소리를 듣고 자란 초기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꼽힌다. 나치 독일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에서 성공했고, 다수의 클래식 음악도 작곡했지만 국내에서는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오페라 ‘죽음의 도시’ 아리아 정도만 알려졌다. 오는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여름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2022’에서는 차세대 지휘자 차웅(38)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을 이끌고 국내에서 연주된 적 없는 코른골트의 음악을 조명한다.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난 차웅은 “코른골트는 말러, 푸치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시벨리우스 등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특성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 소화한 천재 작곡가”라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연주된 적 없는 코른골트 영화음악을 처음으로 조명하는 차웅 지휘자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복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안주영 전문기자
차웅은 “‘로빈 후드의 모험’은 세상을 바꿀 것 같은 남성적 패기로 시작해 로맨틱한 사랑의 선율을 거쳐 다시 칼과 칼이 부딪치는 듯한 전투의 느낌으로 이어진다”며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바다 매’의 음악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킹스 로우’는 가슴이 시원해지는 폭발적 오프닝이 일품이며, 중간 멜로디는 행복한 전원의 삶과 어릴 적 추억 등을 떠올리게 해 미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코른골트의 마음이 묻어난다”고 덧붙였다. 신포니에타에 대해선 “코른골트가 15세 때 작곡한 작품으로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모티브”라고 했다.
차웅은 “고전적 심포니보다 오페라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전달하는 영화음악은 구조적으로는 클래식 음악과 비슷하지만 선율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게 특징”이라며 “지루할 수 있는 지점을 화성으로 잘 풀어내는 것이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공연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햄릿’과 ‘리어왕’ 모음곡, 존 윌리엄스의 음악 등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