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영상 소비에 딱 좋은 나이…큰손 ‘액티브 시니어’를 모셔라

음악·영상 소비에 딱 좋은 나이…큰손 ‘액티브 시니어’를 모셔라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1-04-12 17:28
업데이트 2021-04-13 14: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콘텐츠 시장서 ‘중년층’ 영향력 확장

임영웅 ‘별빛 같은…’ 음원시장 최상위권
tvN스토리 ‘불꽃미남’ EBS ‘오후 1시’ 등
활동적 중년 맞춤 방송 잇단 제작·편성

음원 플랫폼 중년층 유료가입 14% 증가
최근 3개월 OTT 이용 경험 비율도 66%
이미지 확대
미디어 활용 능력이 높은 장년층이 늘면서 콘텐츠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임영웅의 ‘별빛 같은 사랑아’는 3월 가온차트에서 4관왕에 올랐다. 뉴에라프로젝트 제공
미디어 활용 능력이 높은 장년층이 늘면서 콘텐츠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임영웅의 ‘별빛 같은 사랑아’는 3월 가온차트에서 4관왕에 올랐다. 뉴에라프로젝트 제공
아이유의 ‘줄세우기’와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이 장악한 음원 시장에서 한 달 이상 최상위권을 지키는 곡이 있다.

가온차트가 집계한 다운로드, 벨소리, BGM, 컬리링 차트에서 1위를 휩쓸고 디지털 차트도 5위에 오른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다. 20~30대 취향이 주로 반영되는 스트리밍 차트 103위인 곡이 4관왕을 차지한 건 이례적이다. 50~60대 중장년층이 음원을 적극 소비하며 생겨난 새로운 현상이다.

콘텐츠 시장에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즉 활동적 중년이 갖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TV 등 전통적 매체는 물론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음악과 영상 소비가 늘어나면서 업계도 시니어 맞춤형 콘텐츠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EBS는 지난달 29일부터 중장년에게 건강, 주거, 경제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 ‘일단 해봐요 생방송 오후 1시’를 시작했다. 패션, 푸드 등 라이프스타일을 다뤘던 ‘올리브’는 오는 5월부터 ‘tvN 스토리’(STORY)로 채널을 개편한다.
이미지 확대
미디어 활용 능력이 높은 장년층이 늘면서 콘텐츠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1990년대 하이틴 스타가 출동하는 ‘불꽃미남’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 제공
미디어 활용 능력이 높은 장년층이 늘면서 콘텐츠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1990년대 하이틴 스타가 출동하는 ‘불꽃미남’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 제공
차인표, 손지창, 신성우 등 1990년대 하이틴 스타들이 일상을 공개하는 ‘불꽃미남’을 비롯해 오드리 헵번, 퀸 등 해외 연예인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방송, 도서 강독쇼, 건강·경제 정보쇼 등을 준비 중이다.

새 프로그램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도 동시에 공개된다. CJ ENM 관계자는 “뉴미디어에 친화적이고 전반적인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신중년들의 삶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장하려 한다”면서 “차별화를 위해 중년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작 및 수급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음원 플랫폼에서도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니뮤직에 따르면 2020년 50~60대 유료 가입자는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2021년 가입자 비중은 5년 전보다 2배 늘어 8.8%로 나타났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공연이 어려운 요즘 음악 방송을 공연처럼 즐기는 경향이 커지며 추억 속의 노래를 찾아 듣는 5060세대의 유료 가입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생방송 때 원곡을 찾아 들을 수 있는 실시간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처럼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중장년은 주요 콘텐츠 소비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지 확대
생활 정보를 전달하는 ‘일단 해봐요, 생방송 오후 1시’EBS 제공
생활 정보를 전달하는 ‘일단 해봐요, 생방송 오후 1시’EBS 제공
이미지 확대
중장년층을 겨냥한 건강 정보쇼 ‘프리한 닥터’도 편성됐다. tvN 제공
중장년층을 겨냥한 건강 정보쇼 ‘프리한 닥터’도 편성됐다. tvN 제공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2월 발간한 ‘활동적 장년의 미디어 이용과 소비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활동적 장년의 비율은 17.4%였다. 특히 2016년에 비해 여성은 22.9%, 남성은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 동호회 활동에도 익숙해, 최근 3개월간 OTT를 이용해 본 비율도 66%에 달했다.

신지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중장년층 비율이 높아졌고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 활동적 장년이 늘었다”면서 “이들은 혁신 성향 또한 높고 미디어 서비스 채택과 이용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인구 구조가 항아리형으로 바뀌며 40~50대 이상의 내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고연령대 팬덤이 활발히 시장에 참여하고, 아이돌 그룹 출신들이 장르를 변경하는 등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21-04-13 23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