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의 성공 비법… 오래된 미래

위대한 기업의 성공 비법… 오래된 미래

입력 2010-09-11 00:00
수정 2010-09-11 00:1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그레이트 컴퍼니 500】레리 슈웨이카드 외 지음 타임비즈 펴냄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한다는 것은 우리의 바람이었을 뿐, 현실에서는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이었다. 또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일본인은 물론,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던 도요타가 사경을 헤맬 정도로 체면을 구기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세계 여러 기업에서 ‘글로벌 일류’라는 꼬리표가 사라졌다. 세계 최고 가전왕국으로 군림했던 소니는 어느 순간 삼성전자에 자리를 내줬고, 내리막길이란 없을 것 같았던 도요타는 지난 100년의 영화를 뒤로 한 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인의 자존심처럼 여겨졌던 GM도 2009년 그 신화의 막을 내렸다. 수많은 닷컴기업들이 부침을 거듭한 지 불과 10년. 그 사이 구글과 애플 등이 새로운 스타기업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 500: 세계 명문기업들의 흥망성쇠’(레리 슈웨이카드·린 피어슨 도티 지음, 장세현 옮김, 타임비즈 펴냄)는 지난 400여년간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현대 비즈니스를 탄생시킨 기업가와 기업들의 궤적을 살핀 책이다.

책을 관통하는 정신은 한결같다. 무일푼의 이민자와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MBA) 등 온갖 배경에서 기업을 일군 이들과,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부터 금융업, 유통업, 그리고 오늘날 정보혁명의 주역이 된 신흥기업에 이르기까지, 세계경제를 쥐고 흔든 500개 기업들의 드라마틱한 역사에서 ‘오래된 미래’라는 역설적인 교훈을 얻으라는 것이다. 과거는 현재의 벤치마킹 대상이자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책은 우리가 익히 알지 못했던 유수 기업들의 태동기를 파고든다. 포도쥬스 업체로 유명한 웰치는 초창기엔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성찬식용 포도주를 만들었다. 하지만 무알코올 포도주는 교회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등 참패를 거듭했고, 결국 포도쥬스 시장으로 눈을 돌려 오늘의 웰치를 일궜다.

책은 또 기업의 역사를 훑는 과정에서 당대 이슈가 됐던 사회적 사건과 동향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새롭게 태동한 산업의 변화를 세밀하게 추적한다. 미미하지만 전혀 새로운 흐름에서 기회를 포착해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어낸 기업들의 이야기는 기업이 어떻게 시대와 호흡하며 그 박동을 현재의 틈새로 활용했는지 잘 보여준다. 3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0-09-11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