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 ‘룸살롱 공화국’ 출간

“룸살롱은 한국 사회의 또 다른 얼굴이다.”

다독과 다작으로 유명한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이번에는 룸살롱으로 한국 사회의 폐부를 해부한 ‘룸살롱 공화국’(인물과 사상사 펴냄)을 펴냈다.

강 교수는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코드로 룸살롱을 제시한다.

”한국은 ‘음주공화국’ ‘접대공화국’인 동시에 ‘칸막이공화국’이다. 칸막기 현상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이다. 은밀한 접대는 칸막이를 필요로 하며 룸살롱의 가장 큰 장점은 그런 칸막이를 우아하게 구현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엔 정당, 국회, 검찰 등과 같은 공식적인 제도와 기구보다는 룸살롱에 대한 연구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강 교수는 룸살롱의 전신인 ‘요정’이 전성시대를 구가한 해방 정국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로 룸살롱의 변천사를 살펴본다.

강 교수에 따르면 해방 후 미군에 영합해 한자리를 얻어내려 한 현장이 바로 요정이었으며 4·19 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그 주동세력이 다시 룸살롱의 새로운 고객이 됐다.

이후 룸살롱은 1980년대 후반 전성기를 맞았으며 밀실 권력과 지하 경제의 무대이자 산실로 자리 매김하게 됐다고 강 교수는 분석한다.

룸살롱으로 상징되는 ‘칸막기 문화’를 타파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한다.

강 교수는 조직 평가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칸막기 문화는 자기 조직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측면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 평가 시스템의 개선 없이 칸막이 문화 자체만을 개혁 대상으로 삼으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288쪽. 1만2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