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기자가 쓴 유쾌한 청소년 소설

전직기자가 쓴 유쾌한 청소년 소설

입력 2011-10-08 00:00
수정 2011-10-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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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최상희 지음/비룡소 펴냄

기자나 소설가나 글 쓰는 직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설가는 한 권의 책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해내는 신의 영역을 건드릴 수 있다. 그에 비하면 기자는 역사의 기록을 담당하는 사관에 가깝다고 할까.

마감시간에 허덕이던 기자에서 소설가로 성공적 변신을 한 이들이 꽤 있다. 청소년 소설 ‘그냥, 컬링’(비룡소 펴냄)으로 제5회 블루픽션상을 받은 최상희(39)씨도 이제 막 성공적으로 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최씨는 “기자로 일할 때 ‘그냥’은 화를 불러일으키는 답이었는데 내 귀에는 외계어를 쓰는 청소년들에게 ‘그냥’은 습관과 같은 언어였다.”며 “청소년들이 컬링처럼 그냥 좋고, 가슴 뛰는 일을 찾으란 뜻에서 제목에 붙였다.”고 말했다.

‘그냥, 컬링’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고등학교 1학년 차을하가 컬링을 통해 자기 벽을 허물고 서서히 변화해 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성장 소설이다. 집에서는 ‘제2의 김연아’로 불리는 피겨 유망주 여동생에게 치이고, 전학생이라 학교에서도 관심을 못 받는 주인공 을하는 어느 날 컬링부에서 만난 친구들을 통해 바뀌게 된다.

10여년간 잡지사 기자로 일한 저자는 편집장이냐, 퇴사냐를 두고 고민해야 했을 때 과감히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도로 떠났다. 섬에서 입에 풀칠하기 위해 청소년 논술 과외를 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세상에 관심을 두게 됐다. 미혼인 최씨는 “큰조카가 10살인데 500원을 줘야 책 한 권을 읽는다.”며 “언젠가 이모가 쓴 책을 재미있게 읽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동계 스포츠인 컬링은 스톤을 빗자루로 쓸고 닦아 빙판 위의 표적판에 가까이 대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최씨는 TV 중계로 컬링 경기를 보다가 “올림픽 종목인데 그저 쓸고 닦는다는 게 우스꽝스러워 보였다.”며 컬링을 소설 소재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컬링 동호회에 가입해 태릉 빙상장에서 훈련하기도 했다는 저자는 “10년간 기자로 일하며 톱스타부터 시작해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런 일이 다 소설가로서의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그냥, 컬링’을 수상작으로 뽑은 심사위원 가운데 한 명인 ‘7년의 밤’의 정유정 작가는 “‘완득이’만큼 재미있다.”는 칭찬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최씨는 정 작가의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읽고 청소년 소설이란 장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으며 ‘나도 이렇게 재미 있고 위안을 주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1만 1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1-10-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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