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현재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든 예비엄마입니다. 최근 잇몸이 붓고 찬물을 마실 때 이가 시린 증상을 겪었습니다. 이도 살짝 흔들리는 것 같고요. 치과 치료를 하고 싶지만 혹시라도 태아에게 문제가 생길까봐 병원에 가기가 겁이 납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하다가 상태가 더 나빠질까봐 걱정도 되고요. 주변 어른들 말씀으론 임신 중에 치과에 가는 것은 삼가라고 하시던데, 정말 임신 중에 치과 치료는 금물인가요?
실제로 외국에선 한 산모의 치은염 때문에 8개월 된 태아가 사망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잇몸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들이 조산을 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6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과 세균이 분비하는 염증 매개물이 혈류를 타고, 자궁에 흘러들어가 비정상적인 자궁 수축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잇몸과 치아에 문제가 생겼다면 증세가 심해지기 전에 치과에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실 임신 초기에는 이마저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유산의 위험 등을 고려하여 치료를 미루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재 질문자께서는 임신 5개월째로, 임신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처방에 의한 치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세한 것은 전문의의 진찰과 상담을 통해 결정되어야겠지만, 간단한 마취나 몇몇 소염제 등의 처방은 임신 중에도 가능함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병원에 내원하여 임신 중임을 알린 뒤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잦은 마취나 약물 복용은 미미하게나마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치아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평소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입니다.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여 잇몸을 예민한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잇몸이 잘 붓고, 작은 자극에도 출혈이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도 같이 따라오게 되어 임신성 치은염이 자주 생기는 것입니다. 입덧 탓에 칫솔질이 쉽지 않은 것 역시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또 과일처럼 산도가 높은 음식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음식을 먹은 즉시 맹물로 입을 헹구어 주고, 세심한 칫솔질로 구강건강을 관리해 주며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치의학 박사 이지영(강남이지치과 원장)
메디서울 이도선기자(webmaster@med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