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의 편안한 휴식을 포기하고 찾아간 해운대는 정말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사람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우리를 눈여겨 봐주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고만고만한 놈들이 만들 수 있는 요리는 파와 계란을 넣은 라면이 전부. 그나마도 설익은 게 좋다, 아니다 푹 삶아 먹는 게 좋다며 티격태격했지요. ‘천국’을 꿈꾸던 우리의 방학은 ‘지옥’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연로하신 어머님은 지금도 저에게 ‘넌 역마살이 있다’며 걱정하십니다. 돌아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제 병은 아마 그때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난생처음 부모님 곁을 떠나 우리끼리 고생했던 그 여행은 지금껏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매년 7월이 돌아오면 지옥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의 천국이 되살아납니다. 여러분도 여름이면 떠오르는 잊지 못할 추억이 있으신지요?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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