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 ‘살림’ 모마에 서다

양혜규 ‘살림’ 모마에 서다

입력 2010-06-18 00:00
수정 2010-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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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정연두 이어 세번째

2009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친숙한 양혜규(39)의 작품 ‘살림’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모마·MoMA)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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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양혜규
한국인의 작품이 모마에 소장된 것은 고(故) 백남준, 정연두 작가에 이어 세번째다. 모마는 지난 10일 양혜규의 작품을 10억달러(약 1억 3000만원)에 사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

모마에 소장된 ‘살림’은 현재 독일에서 거주하고 있는 작가의 베를린 집 부엌을 기초로 한 개념 조각이다. 작가는 자신의 부엌과 같은 크기로 만든 철골 구조물 안에 우리가 흔히 쓰는 일상용품과 가전기기를 비롯, 뜨개질과 같은 수공예로 만든 소품들을 융합시켜 사적 공간을 드러냈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양혜규는 “집안 꾸리기 또는 부엌 공간처럼 가정이 담긴 곳을 뜻하는 ‘살림’은 나에게 일종의 소우주처럼 느껴지는 아주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깥세상을 향한 나 자신과 나의 작업이 관계를 맺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모마에는 한국인 정도련씨가 회화조각부 부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정씨는 모마에서 일하기 직전 근무했던 미니애폴리스의 워커아트센터에서 2007년 ‘멋진 신세계들’이란 전시를 열고 양혜규를 초청한 바 있다. 이때 처음 양혜규의 작품이 미국에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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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작가의 실제 부엌을 기초로 해 만든 개념조각 ‘살림’.
양 작가의 실제 부엌을 기초로 해 만든 개념조각 ‘살림’.


이번 모마의 작품 소장 결정도 정씨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외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양혜규는 2006년 인천 변두리에 있는 사동의 한 폐가에서 ‘사동30’이란 개인전을 처음 열었다. 그의 외할머니가 살던 집 곳곳에 개념적인 조각 작품을 설치해 국내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전시였다.

올가을에는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선터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통해 다시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양혜규는 지난 16일 제21회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로도 결정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6-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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